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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임이든 후속작을 만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전작이 호평을 받았던 혹평을 받았던 후속작에는 어떤 식으로는 영향을 미치니까요.

 

지난 28일 정식 출시된 블레이드2 for kakao(이하, 블레이드2)도 어려웠을 거에요. 모바일 액션 RPG의 전성기를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블레이드 for kakao의 후속작이거든요.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되겠다!"

 

액션스퀘어가 출시 일주일 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밝혔던 포부입니다. 블레이드2가 블레이드 for kakao의 명성에 걸맞은 게임이라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었겠죠.

 

과연 그 자신감은 근거가 있는 것이었을까요? 직접 한 번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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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을 느낄 수 있는 반격과 스매시 공격
블레이드 for kakao 액션의 핵심은 '반격'이었습니다. 전작을 해본 이들은 "블레이드는 반격으로 시작해 반격으로 끝나는 게임이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할 정도에요. 이는 블레이드2에서도 마찬가지죠.

 

블레이드2의 '반격'은 특별한 제한이 없으면서도 한 번의 타격으로 일반 공격을 전부 적중시킨 것과 같은 큰 대미지를 줍니다. 또, 필살기에 해당하는 '결속 스킬'의 게이지를 빠르게 채울 수 있어 빠른 던전 클리어에 필수라고 할 수 있죠.

 

성능 외에 플레이적인 면에서도 '반격'에는 정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타이밍이 조금 어렵지만 성공하면 달성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납득이 가는 타이밍이었고, 반격 성공 시 줌인, 슬로우 연출로 확실한 피드백을 줍니다. '반격'은 확실히 손맛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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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 연출은 단순하지만 호쾌합니다. 계속 반격을 하게 하는 맛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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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 던전'처럼 반격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있습니다. 반격 연습에 제격이지만 하루 플레이 횟수에 제한이 있어 아쉽습니다.

 


블레이드2에는 '반격' 외에도 '스매시 공격'과 '처형 액션'이라는 새로운 액션이 추가됐습니다. '스매시 공격'에서는 '반격'과는 다른 손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타를 네 번 누르면 기본 연속기를 사용하는데, 평타를 한 번 누른 다음 모션이 끝나갈 즈음에 다시 평타를 누르면 나가는 강한 공격이 '스매시 공격'입니다.

 

대미지도 상당히 강하고 스매시 공격에 따라 적들을 밀어내거나 이동하며 공격하는 등 여러 효과가 있어서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조작법이 조금 어렵긴하지만 성공하면 보상이 확실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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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매시 공격은 무쌍 시리즈의 □-△,□-□-△ 등의 연계 공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이미지는 격투가의 2타 스매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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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딩 화면에 나오는 스매시 공격 설명은 이전 버튼 입력 0.5초 후 정도로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해본 바로는 캐릭터의 공격 동작이 끝난 뒤 정도가 맞습니다. 격투가는 스매시 공격을 사용할 수 있는 유예 시간이 긴 반면, 마법사는 굉장히 짧은 편이었어요. 좀만 늦어도 1타 공격이 계속 나가더라구요.

 


반면, '처형 액션'은 조금 애매했습니다. 사용 가능한 적도 한정돼있고, 모션도 똑같습니다. 처형 대신 탑승하는 형태의 액션을 볼 수 있는 적도 있는데 제한 시간이 짧고 공격 후딜이 길어서 쓸모 있진 않습니다. 솔직히 없어도 됐을 거 같아요.

 

왜 넣었나 싶은 액션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액션'을 강조한 만큼 충분한 손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수동조작을 할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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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보스전에서 잡몹이 등장했을 때 스킬이나 반격기를 사용하면 무조건 잡몹 쪽으로 향하는 건 거슬렸습니다. 수동 조작의 재미를 해치는 것 같아 아쉽네요.

 


퀄리티는 좋지만 반복 플레이에는 방해되는 '시네마틱 연출'
액션스퀘어는 블레이드2 출시 전 시네마틱 연출을 통해 스토리 요소를 강화했다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부활한 악마를 막아내는 용사들의 이야기'라 뻔하지만 연출 만큼은 괜찮았어요. 흔히 하는 말로 '콘솔 게임에 견주어봐도 손색이 없다.'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에요.

 

근래의 모바일 액션 RPG처럼 시네마틱 연출은 스토리외에 일반 콘텐츠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모험 모드 스테이지 진입 시의 연출이나 보스 몬스터 등장 연출 등이 대표적이죠. 보스 등장 연출은 스토리와 관련된 것 외에는 뻔한 연출이 대부분이었지만, 스테이지 진입 시의 연출은 해당 스테이지의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스토리상 중요한 부분은 CG 영상으로 나옵니다. 예전 디아블로 2를 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하지만 블레이드2의 시네마틱 연출은 처음 볼 때는 좋지만, 나중으로 갈수록 플레이를 방해합니다. 스킵이 불가능하거든요.

 

CG 영상으로 나오는 시네마틱 연출은 스테이지 재도전 시에는 나오지 않도록 할 수 있지만, 스테이지 진입 연출, 보스 등장 연출은 계속 봐야 합니다. 특히, 1-10, 2-10, 3-10 등 각 구역의 마지막 보스는 등장 연출도 스토리 진행과 똑같아서 반복 시점에는 어울리지도 않는데 계속 반복됩니다.

 

모바일 액션 RPG에서 반드시 있을 수 밖에 없는 반복 플레이를 감안하지 않고 삽입한 것 같았습니다. 블레이드2가 초반에 보여준 고퀄리티 시네마틱 연출의 감동마저 퇴색시키는, 연출을 위한 연출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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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 때마다 백년 만이라는 릴리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킵이 불가능한 연출이 나올 때도 시간이 흐르는 바람에 '일정 시간 내에 클리어' 같은 스테이지 별 도전과제 달성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 불편했습니다.



무엇을 위한 것인가? 내실 없는 태그 액션
이번 블레이드2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태그 액션'입니다. 일부 콘텐츠를 제외하면 무조건 2명의 캐릭터를 편성해야 하죠. 전투에서는 하나의 캐릭터로 전투를 벌이다가 태그 버튼을 누르면 대기 중이었던 캐릭터로 변경하는 식으로 활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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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마법사와 격투가의 태그 공격이 유용하더라구요. 마법사는 얼리고, 격투가는 기절시켜서 적을 묶어두니까요.

 

 

하지만 블레이드2의 '태그 액션'은 게임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 느낌입니다. 먼저, 반격, 스매시 공격 같은 1인 액션은 훌륭하지만, '태그 액션'은 다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캐릭터 교체 시스템'에 지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태그는 정말 위기 상황에서 캐릭터를 교체하는 정도로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액션 게임'을 표방한다면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도 좋지 않았을까요?

 

또, 게임에 태그 액션이 들어가야 하는 당위성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게임 시스템이 있다면 이게 게임 내에 왜 들어가게 됐는지에 대한 배경이 있는 편이 자연스럽죠. 디아블로 3의 용병을 예로 들면, 그들은 그냥 플레이어 캐릭터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나름의 성장 배경과 가치관, 싸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는 스토리 진행 중에 플레이어 캐릭터와 용병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죠.

 

그런 면에서 블레이드2의 캐릭터들은 메인 스토리에서 서로에 대한 접점이 없으며, 게임 플레이 내에서도 서로 대화를 하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태그 버튼을 눌러도 단순히 '도와주겠다' 정도의 말만 나오고 말죠. 시네마틱 영상에서도 플레이어 캐릭터는 주역이 아닙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들은 왜 팀을 이뤄서 함께 싸우는 걸까요? 일단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최초 공개 영상을 보면 이때부터 태그 액션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거 같은데, 정식 서비스에서 이런 모습 뿐이라니 조금은 착잡한 심정입니다.

 

▶2016년 공개된 플레이 영상을 보면 이때부터 태그 액션을 생각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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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캐릭터의 육성을 요구하는 '결속 스킬'. 무엇이 그들을 결속하게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블레이드2에서 둘 이상의 캐릭터를 요구하는, 사실상 대부분의 콘텐츠가 이런 식으로 억지로 엮었다는 느낌이에요. 남는 건 다캐릭터 육성에 대한 부담감뿐이죠. 네 명의 캐릭터를 모두 키울 것을 요구했던 CBT 때의 유저 의견들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전작을 넘지 못하는 후속작
솔직히 블레이드2는 다른 모바일 액션 RPG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바일 액션 RPG에서 비슷비슷한 콘텐츠들이 나오기 마련인 건 당연한 일이지만 블레이드2가 어떤 게임인가요? 모바일 액션 RPG의 전성기를 가져온 저 '블레이드 for kakao'의 후속작이거든요.

 

좀 더 범위를 좁혀 '블레이드 for kakao'에서 더 나아졌느냐면, 그것 또한 아닙니다. 시리즈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반격의 재미는 여전하지만, 이게 블레이드2만의 재미는 아니니까요. 액션스퀘어는 출시 전 인터뷰에서 블레이드2가 '형보다 나은 동생'이 되길 원했지만, 정작 나온 블레이드2는 여전히 형의 그늘 아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출시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니까요, 끝없는 변화, 개선을 통해 블레이드2가 전작의 명성에 걸맞은 게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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