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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 III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저 / 2018년 4월 / 242p / 29,800원
 
 
서비스 15년, 오랜 세월 사랑받은 WOW
 
2004년 11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가 서비스 된지 벌써 15년.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온라인 게임 인기 순위 10위권에 들어있는 MMORPG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서비스한 게임인 만큼, 방대한 세계관을 자랑하는 것이 WOW죠.
 
1994년, 블리자드에서 <워크래프트: 오크와 휴먼> 게임을 내놓았을 때, 이야기의 구조는 비교적단순 했습니다. 오크와 인간 사이의 전쟁을 그린 것으로, 지금의 WOW의 맵에서도 동부왕국의 남단 일부에서 벌어지는 일이기도 했고, 세계관의 많은 것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죠.
 
그러던 것이 워크래프트 2, 3을 거쳐가면서 점점 이야기가 풍부해지며, 세계관도 점점 살을 붙여갔습니다. 워크래프트 3에서는 2까진 보이지도 않던 타우렌, 나이트엘프, 언데드 등의 이야기가 추가되고, 신대륙 칼림도어가 새로운 무대가 되는가 하면, 오크가 단순히 악의 종족이 아니라, 그 뒤에는 살게라스가 이끄는 ‘불타는 군단’이란 존재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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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컬러 삽화도 보존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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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우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사건이자 아서스가 본격적으로 악명을 떨친 스트라솔름 정화(워크래프트3 미션으로 나옴)의 자세한 내막도 그려져 있다. 

 

 
 
살을 붙이니 늘어나는 설정 오류
 
이윽고 WOW가 2004년 첫 선을 보이며 워크래프트의 세계는 본격적으로 방대한 세계관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업데이트로 추가되는 던전에는 과거 워크래프트 RTS 시리즈에 한번이라도 언급된 바가 있던 설정은 물론, 새로운 스토리와 존재들, 그리고 지역들이 많이 추가되었죠. 그래서 WOW 초기에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아직까지 열리지 않은 콘텐츠에는 무엇이 숨어있을까 파고들어가 분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기존에 없던 이야기를 하나하나 추가하다 보니, 과거의 설정과 충돌이 나서 불가피하게 설정을 바꾸는 일도 많았습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은 처음부터 완전하게 짜둔 이야기가 아니라, 서비스를 영구히 계속해야 하는 MMORPG의 숙명상 기존의 설정은 다 써버리고도 점점 이야기가 추가되어야 했기 때문이죠.
 
드레나이와 블러드 엘프가 추가되던 <불타는 성전> 확장팩 때는 불타는 군단의 수장, 살게라스의 종족인 에레다르(이후의 드레나이)가 선천적으로 사악한 존재가 아니라는 설정이 기존의 설정, 즉 살게라스를 타락시킨 종족이 에레다르라는 이야기와 충돌해서 블리자드 측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과거의 설정과 충돌하면 현재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수정하다 보니, 여러 부분에서 수정된 역사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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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 사건은 지도와 함께 제공되어서 이해하기 쉽다

 

 
 
우리는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었다
 
제우미디어에서 발간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 시리즈는 과거 워크래프트 RTS 시리즈부터 WOW의 서비스 기간 중 계속해서 바뀌고 추가된 이야기들을 하나로 깔끔하게 정리한 책입니다. 기존의 연대기 1은 워크래프트의 무대가 되는 아제로스의 세계관과 1편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역사를, 2편은 워크래프트 2까지의 이야기가 정리된 책이었죠. 그리고 이번에 발간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 III>는 드디어 본격적인 WOW의 역사가 시작되는 워크래프트 III부터 대격변 확장팩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 III>의 1장에는 기존 연대기 1, 2의 내용, 즉 3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워크래프트 세계의 역사가 정리되어 있으며, 이후부터 워크래프트 3, 확장팩 프로즌 쓰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 불타는 성전, 리치왕의 분노, 대격변의 순으로 기술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 III>는 기존에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설정은 물론, WOW 부분의 역사는 각종 공격대 던전이 추가된 순서와 공식적으로 어떻게 해결 되었지 나와있습니다. 특히 공격대 던전의 보스를 처치하는 부분에서 ‘영웅들’ 또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용사들’ 즉, 플레이어들의 개입을 공식적으로 이야기로 편입시켰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WOW를 플레이 했고, 공격대에 참여해서 크툰을, 켈타스를, 일리단을, 리치왕을, 데스윙 등을 쓰러뜨린 플레이어들에게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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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기 1에서는 워크래프트 1 이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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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기 2에서는 워크래프트 2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플레이어와 함께 써내려 간 워크래프트의 역사
 
필자는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까지만 플레이 했지만, 해당 서버에서 이름 날리던 공격대에 참여해서 영광의 순간을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누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서버 이전 문제 때문에 공격대원이 적어서 3개월동안 같은 보스를 못 잡고 고생한 기억도 있고, 인구 비율이 안 맞는 서버에서 열세 진영을 플레이하다 보니 공격대 던전 앞에서 타 진영 플레이어들에게 학살당한 기억도 있으며, 인스턴스 리셋을 기다려 서버 최초 공략을 위해서 밤을 샌 기억도 있죠. 그 중에서 최고의 추억은 울두아르에서 서버에서 두 번째로 전설 둔기 ‘발아니르 – 고대왕의 둔기’를 얻었던 순간이었죠.
 
이런 경험들이 와우의 정식 역사로 고스란히 편입된 것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 III>는 플레이어 개개인의 역사는 아니지만, 읽다 보면 과거의 플레이 경험이 고스란히 머리 속에서 다시 떠오르죠. 만일 WOW가 지금 만큼 인기를 얻은 게임이 아니라면, 확장팩이 추가되며 설정이 충돌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즉, 이런 설정의 오류와 충돌들은 기대 이상의 인기가 낳은 산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워크래프트의 역사 중 절반 이상은 플레이어들이 직접,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연대기 III>는 하드 커버 양장본에 화려한 컬러 삽화로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보통 화보집 같이 생겼는데 책을 펴보면 의외로 텍스트가 상당히 많습니다. 종이를 한장 한장 넘겨가며 역사를 음미하는 재미가 충만하죠. 과거 와저씨 출신으로 한번에 쭉 읽혀 내려갈 만큼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용사들’이란 표현이 바로 플레이어들을 일컫는 이야기란 걸 깨달으면 더욱 더 즐겁게 읽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현재 WOW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과거에 WOW를 즐겼던 사람들, 또 게임 세계관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게임 시나리오, 기획자 지망생)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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