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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로 기사의 머리통을 박살 내고, 카타나로 바이킹을 썰어버리며, 롱소드로 사무라이의 심장에 칼을 쑤셔 넣을 수 있는 게임이 나왔다. 지난 2월 14일에 발매된 ‘포 아너’는 갈수록 오픈월드와 4인 협동 플레이에만 환장하는 유비소프트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이자, 유비소프트의 한계를 절실히 보여주는 게임이기도 하다.

 

 

다른 게임에선 찾아보기 힘든 ‘포 아너’ 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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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공격 방향과 거리를 잘 재어야 한다. 


‘포 아너’의 전투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 독특하며 신선하다. 실제 검술과 전투 기술들을 참고해서 만들어진 조작 방식은 전략적이며, 매우 역동적이다. 플레이어는 항상 상대와의 거리와 내가 공격할 방향을 고려하게 된다. 3인칭 시점이 주는 시각적 만족감은 덤이다.


‘The Art of Battle’이라 불리는 ‘포 아너’의 전투 모델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상단과 좌, 우를 번갈아가며 자세를 취함으로 적과의 승부에 전략성과 다양성을 불어넣어 준다. ‘시벌리: 미디블 워페어’와 같이, 기존에 나왔던 검술 액션 게임들을 떠올려보자. 이들 게임에 비하면 ‘포 아너’의 방어는 훨씬 더 직관적이며, 컨트롤이 간편하며, 무엇보다 막아내는 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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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를 끄면 분위기와 비주얼 하나는 끝내 준다.  


또한 ‘포 아너’의 3인칭 시점은 캐릭터의 모습을 전략적으로, 그리고 역동적으로 보기 가장 좋은 시점에 틀림이 없다. 플레이어는 양옆에서 다가오는 공격을 막아 내기 위해, 시점 조작을 필요 이상으로 할 필요가 없으며, 적과의 승부에 집중하며 전투를 펼치면 된다.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 글을 비롯해서, 다른 글에서 유비소프트의 무개성을 자주 비판해서 그렇지. ‘포 아너’는 유비소프트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장점 중 하나인, 유비소프트의 다른 게임에서 노하우를 가져오는 것을 상당히 잘 해낸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에서 맛볼 수 있었던 중세 시대의 전투, ‘레인보우 식스 시즈’를 참고한 듯한 캐릭터 구성과 게임 운영 방식은 ‘포 아너’가 보여주는 유비소프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밸런스 


‘포 아너’는 유비소프트 게임들의 장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유비소프트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몇몇은 게임에 부정적인 경험을 주고, 몇몇은 게임에 대한 애정을 식어버리게 만들며, 몇몇은 게임을 정상적으로 플레이하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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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높아질수록 장비의 성능 차이는 절대적이다. 


우선 게임에 부정적인 경험을 주는 것부터 말해보자.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장비 개념은 ‘포 아너’에서 가장 아이러니하고 납득하기 힘든 부분 중 하나이다. 정정당당하고 실력으로 싸우는 것을 중요시하는 게임이지만, 정작 상대가 끼고 있는 장비만으로 공평한 승부는 경기 시작 전부터 사라지게 된다.


물론 유저가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건, 게임을 더 전략적이고 오랫동안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포 아너’의 장비 시스템은 전략성과는 관계없이 내가 게임을 더 오래 할수록, 내가 레벨이 더 높을수록, 내가 현질을 더 많이 할수록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물론 1 대 1의 결투나 2 대 2의 난입에서는 장비가 게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포 아너’가 핵심 콘텐츠로 삼았으며 가장 많은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4 대 4의 정복전에서, 장비의 차이는 한숨만 나오게 만든다. 쉽게 말해서,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특성과 룬 없이 상대와 맞서 싸운다고 생각해보자. 그 정도로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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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인 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OP라는 점? 


장비 못지않게 부정적인 경험을 주는 것은 조작의 난이도와 캐릭터의 밸런스다. ‘포 아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고유의 플레이 스타일과 기술들을 가지고 있다. 12명의 캐릭터 중에는 플레이어의 취향과 선호하는 스타일에 맞는 캐릭터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맘에 들게 생긴 캐릭터가 한 명쯤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포 아너’의 캐릭터 밸런스는 (게임을 해보면 알겠지만) 썩 좋은 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데. 몇몇 캐릭터들의 기술은 지나치게 강력하며, 대응하기 어렵고, 그에 비해 사용이 어렵다거나 제약이 많은 것도 아니다. 한가지 기술만을 쓸 줄 알더라도 그 캐릭터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셈이다.

 

‘포 아너’가 평범한 대전 게임보다는, 격투게임의 요소를 많이 따온 만큼. 앞서 말한 캐릭터의 밸런스 문제는 게임의 경험에 치명적이다. 캐릭터들 간에는 명확하게 체감되는 밸런스의 장벽이 있으며, 애정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복잡하고도 불공평한 상황에 처해있다.

 

 

노 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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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사 구간과 즉사가 가능한 지형들은 필드 곳곳에 널려 있다. 


요즘 이슈가 되는 노 아너(No Honor) 문제는 글쎄… 애초에 전투는 이기는 게 중요한 적자생존의 세계이고, 게임에서 활용하라고 넣어 둔 시스템인 만큼. 낙사와 지형지물을 활용한 전투는 전혀 문제가 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개발진들도 인터뷰에서 이 점을 적극 활용하라고 밝히기도 했고)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들이 적자생존이나 기사도와 같은 개인의 신념과 선호하는 플레이 스타일과는 관련 없이 ‘포 아너’를 즐기는 커뮤니티를 내분 시키고 있다는 점은, 어쩌면 ‘포 아너’ 최악의 단점이자 문제점이다. 

 

물론 유비소프트가 여태 그래왔듯. 게임의 트레일러와 홍보 그리고 연출된 플레이 영상에 속은 사람들은 죄가 없다. 실제로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서로 간의 ‘명예’를 지켜줬을 때에서 오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마다 추구하는 ‘명예’는 다르며, 서로가 추구하는 명예가 다르다고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할 이유도 없고, 타인을 비하할 명분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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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에 대한 해결법은 유비소프트가 게임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거나, 유저들이 이런 불만을 느끼지 않게 공정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식의 해결법이 필요해 보인다. 출시된 지 1개월이 지나가는 지금, ‘포 아너’의 커뮤니티는 분열되어 가고 있으며, ‘포 아너’에 대한 애정은 아주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다음 DLC가 나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유저들을 유지할 수 있을까?

 

 

유비소프트의 서버 & 싱글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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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제한형 문제를 해결하는 건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이번 리뷰가 늦어진 가장 큰 원흉이자, 내가 ‘포 아너’에 가장 실망한 점이 바로 서버 문제이다. 멀티플레이가 핵심인 게임에서, 근 2~3주 가량 제대로 된 멀티플레이를 해보지도 못하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했고. 글을 써야 되는 입장이든, 게임을 하고 싶은 입장이든 이는 절대 좋은 경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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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레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때까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싱글 플레이와 1vs 1 인공지능 매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포 아너’의 싱글 플레이는 생각보다 이야기 진행 방식도 괜찮고, 각 팩션의 사고관과 싸우게 되는 계기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기대한 것보다는 재미있게 플레이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지나치게 반복적인 플레이 구성과 반강제적인 튜토리얼 분위기는 쉽게 질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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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전과 같은 시스템은 공평한 결과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커뮤니티에서 해결법을 찾아가며 고생한 끝에 멀티플레이 접속 문제를 해결하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고 명예롭지 못한 매칭 시스템과 시도적이지만 황당하기만 한 세력전 시스템은 멀티플레이에 대한 의욕을 떨어트리게 만들었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처럼 아시아 서버의 플레이어가 적고 다들 실력이 좋으니, 매칭이 불공평할 수밖에 없는가? 적어도 ‘포 아너’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포 아너’는 매칭 시스템부터가 어긋나 있으며, P2P 메커니즘이 가질 수 있는 최악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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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방식의 폐해가 너무나 잘 드러난다. 


불공평한 매칭과 불쾌한 플레이 환경으로 유저들은 경기를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잦으며. 앞서 언급한 장비 문제와 캐릭터 간의 밸런스 문제는 화룡점정을 찍어준다. 그리고 경기의 결과들은 시즌 단위로 진행하는 세력전에 영향을 미치며, 플레이어들의 성과가 잘 반영된 팀은 더 많은 장비와 아이템을 보상받게 된다. ‘포 아너’의 세력전은 유저들의 참여율을 올려주는 시스템이긴 하지만, 이미 시스템이 돌아가는 방식은 너무나 변질되었으며, 앞으로도 세력전 시스템이 공평하고 균등하게 돌아가기란 힘들어 보인다.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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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Battle’의 시스템을 비롯해, ‘포 아너’가 주는 경험은 다른 게임에선 느끼기 힘든 독창적인 것이고, 게이머들의 관심과 애정을 끌어모을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 그러나 ‘포 아너’에 대한 게이머들의 사랑과 관심은 점차 애증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향할 대 없는 증오는 서로를 향해 돌아가고 있다. 


더 이상 ‘포 아너’에서 명예를 찾아보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굳이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게임을 하게끔 방관하는 유비소프트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으로서는 ‘포 아너’가 ‘레인보우 식스 시즈’나 ‘더 디비전’처럼 다시 날아오를 수 있길 기대할 뿐이다.


 

글/ 믐늠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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