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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던 ‘로스트아크’의 첫 번째 CBT가 8월 24일부터 시작됐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 알피지가 개발 중인 MMORPG로,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전투, 채집, 탐험, 미니게임 등 “네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넣었어”라고 말하는 듯한 풍부한 콘텐츠로 많은 이의 기대를 모은 게임이다. 

하지만 지스타 2014 이후 별다른 소식이 없어 “정말 보여준 대로 나올 수 있겠느냐”와 같은 우려도 많았다. 2015년 8월 FGT 이후, 2016년 상반기 진행 예정이었던 CBT 일정이 미뤄진 것도 우려 확산에 일조했다. 

기자는 사실 우려가 앞섰다. 18일 열렸던 로스트아크 미디어데이 때는 게임스컴 취재 때문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는데,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의 이야기가 썩 긍정적이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 속에서 실제로 즐겨 본 로스트아크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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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테일이 인상적인 그래픽
로스트아크는 기본적으로 쿼터뷰 시점으로 고정돼있으며, 확대/축소도 평상시, 캐릭터 강조의 두 가지 밖에 안된다. 그래픽의 부족함을 숨기려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놀랍게도 로스트아크의 그래픽은 상당히 괜찮다. 플레이 경험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이유였긴 하지만, 그래픽을 하향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우려가 더 컸다.

그런데 처음 로스트아크에 접속했을 때는 탄성 밖에 나오지 않았다. 캐릭터와 배경, 오브젝트, 스킬 이펙트 등 어느 하나 이질적이지 않고 조화로우며, 각각의 퀄리티도 상당하다. 디테일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것까지 구현할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의 것들까지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게 한눈에 보인다. 게임 내에서 제대로 볼일도 없을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도 엄청난 힘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 보통은 잘 표현하지 않고 넘어가곤 하는 대화 시 몸짓이나 표정도 표현돼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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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캐릭터 생성.mp4_20160826_113528.5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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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을 당겨도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는 시점이라, 거너처럼 챙이 넓은 모자를 쓴 경우엔 이처럼 얼굴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공을 들였다.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챙긴다는 느낌>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전사의 시작 위치인 슈샤이어에서의 경험이다. 슈샤이어는 설원이라 눈이 많다. 그리고 눈을 밟으면 당연히 발자국이 남는데, 중간중간 눈이 쌓여있지 않은 지형도 있다. 쿼터뷰 시점이니 전부 발자국이 찍혀도 다들 대충 넘어갈 텐데, 칼같이 눈이 쌓인 곳에만 발자국이 찍히더라.

또, 창문을 깨고 점프해 건너편의 빙벽을 붙잡는 장면이 있다. 그냥 건너편 땅으로 착지하는 걸 보여줘도 될 텐데, 굳이 빙벽에 가까스로 붙어서 기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디테일을 느낄 수 있었던 것들을 모아 봤다. 배경에 있는 도마뱀이 유저가 다가가면 숨는다거나, 정교한 캐릭터의 움직임 등 최근 한국 게임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디테일이다.>


- 보여줄 것만 간결하게 보여주는 스토리
보통 MMORPG는 스토리가 있기 마련이다. 스토리를 보여줌에 있어 음성과 텍스트를 함께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대부분은 몰입이 어렵다. 텍스트는 텍스트 대로 길고, 성우들의 음성은 듣기 좋지만 빨리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에 넘기기 일쑤다. 스토리 자체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게임 내에서 어떻게 표현되느냐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로스트아크는 중도를 지키고 있다. 텍스트는 최대 두 줄까지 표시해 늘어지는 느낌을 줄였고, 메인 퀘스트 중 음성도 텍스트를 모두 읽어주기보다는 표시되는 텍스트를 요약한 듯한 내용만 들려준다. 뭘 해야 할지는 맵에 표시가 되는 만큼, 일단은 텍스트 넘기고 듣기만 해도 대강의 스토리는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스토리 상 중요한 부분은 시네마틱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 역시 스킵이 가능하지만, 역동적인 카메라워크, 대사에 따라 살아있는 듯 움직이는 캐릭터들, 성우들의 열연이 겹쳐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즐기고 나서 스토리가 어느 정도 기억에 남는 게임은 오랜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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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진행 중 텍스트. 짧고 간결해 한눈에 들어온다.>


<[로스트아크 CBT 리뷰] 시네마틱 영상. 캐릭터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역동적인 카메라워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 노가다에 동기를 부여하는 '모험의 서'와 '메달 할아버지'
로스트아크는 기본적으로 여느 MMORPG처럼 퀘스트 중심의 플레이를 보여준다. 메인 퀘스트만 잘 따라가도 빠른 레벨업이 보장되며, 짧고 굵은 퀘스트 안내와 잘 만들어진 시네마틱 영상 덕분에 대륙 하나의 이야기를 다 마칠 때까지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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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 이동 중간중간에 돌발 퀘스트가 나와 분위기를 환기한다. 단순히 몬스터를 잡는 미션도 있고, 짐을 옮기거나 시간 내에 다음 장소에 도달해야 하는 미션도 있다.>



그렇게 모든 메인 퀘스트를 끝내고 나면 지루한 파밍 만이 남는 다른 게임과 달리, 로스트아크는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좀 더 정확한 표현을 쓰자면, 노가다 콘텐츠다. 하지만 다른 게임의 노가다와는 조금 다르다.

먼저, 노가다 콘텐츠의 중심에는 ‘모험의 서’가 있다. 전직과 함께 받을 수 있는 모험의 서는 필드에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 보스급 몬스터 처치, 비밀던전, 뷰포인트 등 숨겨져 있는 요소 발견, 서브 퀘스트 완료 등을 통해 채워나갈 수 있다. 랭크에 따라 스킬포인트 물약 같은 유용한 보상을 얻을 수 있으며, 넓디넓은 필드를 돌아다닐 동기를 부여한다.

또, 모험의 서는 얻음과 동시에 끊임없이 플레이어가 모험의 서를 얼마나 채웠는지 알려주는데, 이게 또 은근히 수집욕을 자극한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 왠지 색다른 몬스터가 있어 잡았는데, 이게 사실 모험의 서 수집 요소 중 하나였고, 또 하나만 더 잡으면 달성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식이다. 그럼 리젠을 조금 기다리더라도 채우고 가게 된다. 나중에 다시 오기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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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수집 요소를 담고 있는 모험의 서. 통상 플레이에서 달성되는 것도 있지만, 노가다가 필수인 것들도 적지 않다.>



‘모험의 서’와 함께 노가다 콘텐츠의 쌍벽을 이루는 건 ‘메달 할아버지’다. 15레벨 이후부터 마을 광장에 있는 ‘메달 할아버지’에게 퀘스트를 받을 수 있는데, 제한 시간 안에 빠르게 달성할수록 더 좋은 보상을 준다. 

그래서 로스트아크의 세계에 정통할수록, 메달 할아버지에게 더 많은 메달을 받을 수 있고, ‘메달 보상’을 보다 빨리 얻을 수 있다. 꽤 빡세기 때문에, 원하는 등급을 얻으려면 정말 뻔질나게 돌아야 하고, 나름의 공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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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퀘스트인 ‘인사하기’. 34초 안에 세 명의 NPC와 인사를 해야 플래티넘을 달성할 수 있다. 따로 표시가 있는 게 아니라 처음 한 번은 무조건 마을을 여러 번 빙글빙글 돌게 돼있다. 그러니 평소에 로스트아크 이곳저곳에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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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포인트 물약에 고급 장비까지, 메달 보상은 상당히 좋다. 고생한 만큼 강해질 수 있어서 계속 달려들게 된다. 나중에는 스킬 포인트가 2개 이상 들어가기도 하는 만큼, 추가 스킬 포인트 수급은 매우 중요하다.>



‘지루한 노가다 콘텐츠’라고 단정 지을 수도 있지만, 찾아서 즐기는데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이처럼 ‘노가다 목록’을 만들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게다가 보상도 빵빵하니, 들인 시간도 그렇게 아깝진 않을 거다.

하지만 아직은 조금 심하다 싶은 녀석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메달 할아버지 퀘스트였다. 웨이포인트도 없는 필드를 꾸역꾸역 걸어 다니며 목표를 수행해야 하는데, 플래티넘을 따기 위한 조건은 2분, 2분 30초 등으로 매우 빡빡하다.

기자의 능력 부족일 수도 있지만, 조건이 너무 빡빡하면 지치는 유저도 있기 마련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적절한 완급조절이 이뤄졌으면 한다.


- '아이덴티티'로 차별화한 클래스별 액션
MMORPG인 만큼, 로스트아크도 핵심 콘텐츠는 역시 전투다. 기본적으로 디아블로 스타일의 핵앤슬래쉬 스타일이지만, 다른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특징이 하나 있으니 바로 ‘아이덴티티’다. 전직 이후 각각의 클래스는 ‘아이덴티티’라는 고유의 스킬이 생기며, 인터페이스도 아이덴티티에 따라 변화한다. 

전사의 상위 직업인 ‘버서커’와 ‘워로드’로 예를 들면, ‘버서커’는 전투로 게이지를 모아 폭주, 폭주 시 새로운 스킬이 활성화되는 형태며, ‘워로드’는 전투로 탄환을 모으고, 모인 탄환을 원하는 형태로 발사하는 식이다. 조작은 Z, X로 모두 같지만, 각각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리고 그 효과는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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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바드, 버서커, 워로드의 인터페이스. 로스트아크를 꾸준히 지켜본 이라면, 클래스 별로 인터페이스가 휙휙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었을 텐데 바로 그거다. 그때에 비하면 수수해지긴 했지만, 오히려 알아보기 쉬워 좋은 점도 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인터페이스 변화다. 클래스를 바꿔 플레이할 때마다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새로운 캐릭터를 키울 때도 '이건 어떻게 작동할까?' 하는 등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괜찮았다. 앞으로 더 많은 클래스가 등장할 텐데, 어떤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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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마다 사용하는 악기가 다르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아이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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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포드는 [디아블로3]의 특성 시스템과 닮았다. 공격력, 속도 변화 외에 범위가 달라지는 등의 변화도 있으니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 스킬 액션은 좋지만, 나무토막 같은 리액션은 개선 필요
액션에 있어 중요한 건 캐릭터 자체의 액션도 있겠지만, 적들의 리액션도 매우 중요하다. 내가 아무리 때려도 상대가 가만히 있을 뿐이라면 재미없는 건 당연하다. 18년 전에 나온 리니지도 때리면 아프다고 움찔댄다.

로스트아크는 캐릭터의 액션은 물론, 리액션도 꼼꼼히 챙겼다. 캐릭터의 스킬에 따라 적들은 공중에 뜨거나 넘어지며, 죽을 때도 공격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죽는다. 터져 죽기도 하고, 푹 쓰려져 죽기도 하고, 얼어 있던 적은 얼음조각이 되어버린다. 강한 공격에는 그에 걸맞은 리액션으로 보답하는 만큼, 전투가 지루하진 않았다.

<[로스트아크 CBT 리뷰] 스토리 미션 (안게라스 사령기지)>

하지만 조금 이해할 수 없는 게 있었는데, 바로 통상적인 피격 모션이다. 넘어뜨리거나, 띄우지 않거나, 한 방에 죽이지 못할 경우, 몬스터의 리액션은 상당히 딱딱하다. 이는 플레이어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아래 이미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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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을 때 몬스터의 동작을 유심히 살펴보자.>


자연스럽게 피격 모션이 나왔다가 다시 원래의 자세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중간에 동작들이 많이 생략된 걸 볼 수 있다. 빠른 공격 속도를 가진 캐릭터라면, 적이 가만히 서서 한 자세로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어떤 이유에서 피격 모션을 이리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이에 따라서는 ‘액션의 A도 모르는 게임’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 


다행히 로스트아크는 첫 공개다. 앞으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지...



9분48초 도마뱀, 25분 42초 다리 부수기, 28분 17초 창문 부수기.mp4_20160826_171916.884.jpg

<보스급 몬스터가 대미지가 쌓이면 잠시 빈틈을 보이는 건 좋았지만, 이 상태의 적을 때릴 때 특별한 리액션이 없다는 건 아쉬운 점. 빈틈을 보이는 중에 공격을 때려 박으면 당연히 더 아플 텐데, ‘좀 더 아프게 맞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펙트나 사운드의 추가가 있었으면 한다.>


이외에 조작에 대해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로스트아크는 오른쪽 클릭으로 이동, 왼쪽 클릭으로 공격하는 게 기본 조작이다. 공격은 C키로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뭘로 든 간에 공격과 이동이 가능했던 디아블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조금 적응이 어려운 조작일 수 있다.

실제로 기자는 이동하려는데 공격이 나간다거나, 공격할 생각이었는데 적에게 몸을 비비고 있는 경우도 꽤 있었다. 물론 이점도 있다. 전투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이동할 때 우발적으로 공격이 나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조작 방법을 변경할 수 없게 한 건 조금 아니라고 본다. 오랜 시간 붙잡게 되는 장르적인 특성을 생각한다면, 유저 각자에게 선택지를 주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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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조작은 아예 변경이 불가능했다. 보조 입력에 마우스 버튼을 설정하는 것도 불가능>



-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게임, 로스트아크
2016년 한국 온라인게임 최대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로스트아크. 보통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기 마련이지만, 로스트아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벌써부터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지금도 상당히 괜찮아서, 앞으로 얼마나 더 괜찮아질까 하는, 그런 기대 말이다.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1차 CBT였던 만큼, 그리고 테스트 기간 중 유저 피드백 반영이 빠르고 안정적인 환경을 보여줬던 만큼,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다음에 만날 로스트아크는 지금보다 더 나아진 모습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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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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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oric
16.08.26
음..전반적으로 평이 좋은거 같네요
아쉽게도 이번엔 떨어졌지만 다음번엔 붙어서 꼭 경험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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