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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하는 기분으로 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있다더라…는 말을 들었다. 솔직히 안 믿었다. 와우 나온지 15년쯤 되어가는 이 시점에 우리는 얼마나 와우 비슷한 게임이라는 홍보문구에 속아왔던가. 이번에도 속진 않겠다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일단 설치를 했다.
 
128기가짜리 아이패드에는 120기가만큼 게임이 깔려 있고, 신작이 나올 때마다 해볼 만큼 나름 하드한 모바일 게임 유저지만, 와우 같은 모바일 MMORPG? 솔직히 택도 없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며칠간 해보고 난 후인 지금도 생각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첫인상과는 조금 다른 평가를 줘야 할 것 같다. 잘 만든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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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패드와 스킬 아이콘 등은 모바일RPG에서 흔히 보는 그 형태 그대로다. 인터페이스 형태는 사실 일반적인 모바일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왼쪽 위에 초상화, 그 옆에 타겟, 하단에 경험치 바 그리고 엄지손가락 위치에 가상패드와 스킬아이콘.
 
퀘스트 리스트만 누르면 자동으로 이동하고 탈것까지 자동 탑승하며 퀘템 루팅 및 대화조차 자동이다. 이쯤 되면 사실 더 얘기할 필요도 없을 것 같지만...(개인적으로 풀 오토로 진행되는 게임을 오픈월드 MMORPG라고 할 수 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유저가 할 일은 이제까지와 다를 바 없다. 켜놓고 적당히 퀘창 눌러주면서 구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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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카라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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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노스랜드 마스랜드라고 한다..
 
카드가 닮은 메인퀘 NPC, 달숲에 어쩐지 한명은 있을 것 같이 생긴 나이트 엘프 닮은 NPC, 다르나서스 엘룬상을 베낀 게 확실한 것 같은 여신상 등등 뭐 구경할 건 많다. 메인퀘 진행 중 타볼 수 있는 비룡, 시네마틱 영상 등은 나름 장엄한 대서사시의 한 페이지를 함께 넘기고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해 준다.
 
던전이나 전장 역시 유사하다. 정해진 인원이 입장해 싸움을 벌이는 방식이며, 던전은 여타 모바일MMORPG의 던전보다는 다소 길고 공략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영던과 레이드로 이어지는 PvE 컨텐츠는 상당히 디테일한 공략이 필요하며 보스 스킬을 피하지 못하면 쓸쓸히 파티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마치 레이드 한참 뛸 때 파티초대 받자마자 공략부터 숙지하던 그때가 떠오르는 정경이다. 모바일답게 파티구성은 쉽고 간편하며 할일 하면서 기다리면 자동으로 매칭되는 시스템도 있다. 쭐래쭐래 파티장 따라 가면 되고, 던전 목표창만 터치하면 알아서 길도 찾아 준다. 있을 법한 오토는 다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레벨업 후 본격적인 플레이 때는 오토로는 안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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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쪼렙이라 죄송했던 던전파티..
 

저레벨 때는 이게 뭐 하는 의미가 있나 싶지만, 레벨업이 좀 되고 난 다음에는 던전 플레이에 나름 묘미를 느낄 수 있다. 40인 레이드(더럽게 매칭이 안 되는…)도 꽤 볼륨이 크고, 혼자 전투 돌리는 형태가 아닌 진짜 파티플레이의 느낌을 준다. 클래스별로 해야할 일을 정확히 해내야 하고 공략 숙지도 필요하다.

할만한 전투 컨텐츠, 손쉬운 성장, 뚜렷하게 주어지는 목표, 적절한 수준의 그래픽(거기에 생각보다 적은 용량까지) 등등 기본적으로 MMORPG가 갖추어야 할 요건은 다 갖춘 셈이다. 하지만 빈틈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제일 먼저 와우저라면 어라…? 하면서 의아한 표정으로 시작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만한 수준으로 흡사한 그래픽이다. 디테일하게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션도 비슷한 것 같고 스킬명 일부도 흡사하다. 뭐 판타지 세계를 다룬 RPG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서도… 그리고 좀 아쉬운(사실 좀 많이 아쉽기도 한) 그래픽도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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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설명할 필요도 못 느끼기 때문에 간단히..
 
또 '중국산' 게임의 틀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이제 중국산 RPG도 엄청나게 많이 들어온 터, 국산게임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시스템적인 면에서 중국산이 갖는 특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온갖 종류의 보상, 넘쳐나는 아이템, 도대체 용도를 알 수 없는 재화들까지. 실제로 이터널 라이트의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수많은 아이템 중 대부분은, 게임을 처음 시작한 유저가 쉽게 용도를 이해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다. 대충 어딘가엔 쓸모가 있겠지 싶은 템들이 대부분이고 실질적으로 용도가 확실한 것은 재화나 음식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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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참 많기도 하다
 

말하자면 바로 쓸 수도 없는 아이템을 보상으로 받아 쟁이고, 창고에 넣어 두고 잊어버렸다가 언젠가 쓰게 되는(하지만 그 전에 접을 가능성 역시 높은) 그런 보상이다. 실질적으로 용도가 확실한 보상을 주지는 않는다. 더구나 이런 아이템들은 n00개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정말 '잘' 모아 두어야만 쓸 수 있고 언젠가는 노가다를 해야 하는 구조다. 결국 뭔가 빵빵하게 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 쓸만한 걸 주진 않는다. 이거 좀 받을 만하네 싶은 건 물론, 돈 주고 사는 데일리팩에서 나온다. 결국 혜자한 듯 그렇지 않다.

 

대신 창고가 무료라는 점 정도가 이런 부분을 상충시켜 준다...고는 하지만! 유구하게 인벤토리로 유저를 괴롭히는 게임은 있어왔다고는 하지만!!! 어느새 인벤 슬롯 한 칸에 10캐쉬 20캐쉬 많게는 100캐쉬씩 들어가는 그런 악독한 게임들에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은 아닐까. 뭐 어쨌든 평균적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모바일이라곤 하지만 엄연히 MMORPG이거늘 16칸짜리 기본가방 하나로 버티기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많지 않은가. 허나 우리는 인벤토리 한 칸에 무수히 많은 캐쉬를 써야만 했고…적어도 이터널 라이트에서는 가방이 모자라면 ‘임시 가방’이 생겨서 인벤토리 정리 후에 정상적으로 획득할 수 있으며, 창고에 넣는다는 간단한 방법 역시 가능하다.

 

많이 정제되기는 했지만...여전히 정신없는 UI 구성이다. 오래 하다 보면 그럭저럭 익숙해지기는 하지만서도 아이콘이 이리저리 널려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실질적으로 별로 볼 일이 없는 미니맵은 모바일 기기의 작은 화면으로 옮겨 오면 더 알아보기 힘들어지고 결국 자동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모바일 MMORPG라는 장르에 속한 게임이 갖는, 어쩔 수 없는 숙명 같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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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사소한 부분이다. 이전에 보아왔던 MMORPG들에 비해 훨씬 정제된 형태이며 포기할 만한 부가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버린 부분도 보인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대신 가볍고 덜 디테일한 그래픽을 택했고(그리고 소스는 베껴 온 것 같고), 덕분에 외부에서 이동 중에도 할 만한 정도의 플레이 품질이 뽑힌다.
 
모바일 MMORPG가 인기차트 상위권을 점거하기 시작한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한때 애니팡 같은 퍼즐류가 매출 1위 기염을 토하던 그때와는 상당히 다른 시대다. 정말 수많은 게임들이 존재하고, 이제 어떤 장르를 하고 싶은데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뭔가가 부족해 안 할 뿐 모바일에서도 장르의 다양성은 충분히 채워져 있다.
 
하지만 모바일은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여러가지로 커스텀이나 확장이 가능한 PC에 반해 모바일 기기는 '전화통화'라는 본래의 기능에 충실해야 하며, 저장슬롯 확장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LTE와 Wi-fi를 오가는 불안정한 네트워크 환경, 수많은 기기에 대한 대응까지 모바일 게임 개발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은 차고 넘치며, 유저들에게까지 암묵적으로 한계점을 분명히 제시하고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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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MMORPG의 어떤 측면을 기대하고 모바일 MMORPG를 접한다면...이터널 라이트 역시 실망만을 안겨줄지 모른다. 중국산의 체취가 진하게 남은 UI와 시스템 구성 등은 '또 그거네' 싶은 슬픈 기시감만 줄 테니까. 하지만 이터널 라이트는 지금까지 출시된 모바일 MMORPG들 중 '선택과 집중'에 상당히 충실한 고민을 쏟은 태가 나는 게임이다.

 

어떤 장르의, 어떤 플랫폼의, 심지어 게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유저 즉 고객이 원하는 것은 모든 면에서 엄청나고 뛰어난 상품이 아니다. 치명적인 단점이 없되 평이한 장점들로 무장한, 그 중 어떤 특징은 꽤나 매력적인...요컨대 '적당한' 장단점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이터널 라이트'가 압도적인 매력을 가진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무난한' 매력을 가진 게임이다. 모바일 MMORPG라는 장르 하나만 놓고 비교했을 때 충분히 해볼만한 게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모바일게임이기 때문에, 오토가 당연시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소홀하기 마련인 던전 협력 플레이가 비교적 디테일하고 뛰어난 형태로 들어가 있으며, 그저 복잡하기만 한 플레이가 아닌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더불어 호흡이 짧은 모바일게임의 형태에 알맞게 저레벨부터 다양한 컨텐츠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해 레벨이 높지 않은 유저들에게도 초반부터 흥미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그래픽이 그리 뛰어나지는 않지만…그렇기에 덜 부담스럽고, 용량이나 네트워크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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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우돈 온 줄 알았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게임…참으로 꿈 같은 얘기다. 그래픽이나 게임성, 컨텐츠의 방대함이라든지 자유도, 편리한 UI까지 다양한 요소를 완벽하게 채워넣을 수 있는 게임이라면 누구라도 행복하게 플레이할 수 있겠지.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게임은 불가능하다.

 

사실 어떤 단점이 있든, 그 단점을 상충시킬 만한 장점이 포진하고 있다면 한두가지 단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MMORPG를 표방한 모바일게임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작금의 모바일 시장에 있어서, 무엇을 주요한 컨텐츠로 가져갈 것인지, 그리고 게임의 강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 과감한 선택 그리고 집중을 시도한 ‘이터널 라이트’는 긍정적인 답변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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