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mltd_kr.jpg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월 31일, ‘아이돌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의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돌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데이즈(이하 밀리시타)’는 아이돌 육성 소셜 게임 ‘아이돌 마스터 밀리언 라이브!’(현재 서비스 종료)를 모바일 리듬 게임으로 어레인지 한 모바일 리듬 게임이다.

 

MLTD2nd_003.jpg

▶ '밀리시타' 2주년 기념으로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개최된 콜라보 이벤트

 

‘밀리시타’는 한국 출시 이전부터 ‘아이돌마스터’ 브랜드의 팬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이미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를 꾸준히 즐기고 있는 게이머도 상당수 있으며, 올해 7월에 일본 아키하바라에서 열린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2주년 기념 콜라보 이벤트에도 많은 한국 팬들이 다녀가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 주목 속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는 초반부터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며 팬들에게 큰 상처만 안기고 말았다. 뒤늦게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수습에 나섰지만, 분란은 여전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선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소동을 되돌아본다.


초기버전도, 신버전도 아닌 애매한 상태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는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런칭 당시의 버전도, 그렇다고 최신버전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출발했다.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시작 당시에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부분이 형편없는 인터페이스였는데, 다행히 한국 서비스 앱은 이후 개선된 버전의 인터페이스를 탑재해 출시되었다. 일본 서비스 초반 성우 휴업 문제로 등장하지 않았던 아이돌 ‘타나카 코토하’ 역시 한국 서비스에는 타이틀과 앱 아이콘까지 차지하며 처음부터 등장한다.

 

mltd_kr002.jpg

▶ 가운데 있는 캐릭터가 '타나카 코토하'. 성우 문제로 일본 서비스에는 초기 7개월동안 없었다.

 

mltd_kr003.jpg

▶ 한국, 대만에서는 처음부터 등장함은 물론 멋진 신규 SSR까지 받았다


그러나 컨텐츠는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초기 버전 그대로다. 대표적인 예로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버전의 수록곡은 현재 17곡에 불과하다. (일본 서비스는 9월 16일 기준 112곡이다)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개시 당시의 수록곡 개수와 큰 차이가 없다. 또 다른 중요한 컨텐츠인 아이돌의 ‘메모리얼’ 스토리도 전혀 추가되지 않았으며, 자동으로 라이브를 플레이 할 수 있는 ‘오토티켓’ 기능도 빠진 상태다.

 

mltd_kr004.jpg

 

mltd_kr005.jpg

▶ 일본 서비스와 비교해보면 아이돌 스토리가 하나도 구현이 안 되어있다. 좀 심하다...

 

mltd_kr006.jpg

▶ 딱 여기까지다. 17곡.

 

이런 빠진 컨텐츠나 기능은 소소한 부분까지 전부 따져보면 말 그대로 끝이 없다. 매일 로그인 시 보너스 아이템을 안내하는 안내원 ‘아오바 미사키’도 풀 3D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단순 2D 그림으로 입만 뻐끔뻐끔 거리는 상태다. 매일 소액의 과금으로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일일가샤 시스템도, 과중한 과금을 방지하는 안전장치(?)인 ‘천장’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생일 축하 컨텐츠도 없다.

 

mltd_kr007.jpg

 

mltd_kr008.jpg

▶ 그나마 최후의 양심(?)인지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초기 인터페이스(위)를 그대로 가져오지는 않았다


이래서야 껍데기만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와 동일하지, 정작 게임의 알맹이는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초창기와 동일하게 상당수가 빠져 있는 꼴이다.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초창기 가장 큰 불만을 샀던 부분이 인터페이스와 더불어 심각한 컨텐츠 부족 문제였는데, 한국 서비스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한 마디로 기껏 모은 게이머를 너무 빨리 질리게 만들어 내쫓는 꼴이다.


또 하나 문제는 신버전도, 초기버전도 아닌 애매한 버전이다 보니 컨텐츠 중 일부가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현재 상태와 맞지 않는 뒤죽박죽인 상태다. 한국 서비스에서는 아직 머나먼 이벤트인 ‘라스트 액트리스’ 이후 추가된 캐릭터 모션과 대화가 교류 대화(일본명 후레아이 ふれあい)에 등장한다든가, ‘타나카 코토하’의 추가 이후 변경된 대기실 설명이 정작 한국 서비스에는 미반영 되어있는 등 세세한 마무리가 안 되어 있는 부분이 여기저기서 엿보인다.

 

mltd_kr009.jpg

▶ 이 모션과 대사 자체가 '라스트 액트리스' 이벤트에서 나온 것인데 한국 서비스에는 벌써 반영되어 있다

 

mltd_kr017.jpg

▶ 개행 처리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 부분도 있다. 기본적인 검수도 안 했다는 소리다.


물론 메인 스토리 같은 컨텐츠야 2년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 서비스와 동일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겠지만, 인터페이스는 최신 버전을 가져와 놓고 정작 게이머의 편의를 위한 기능까지 초기버전과 똑같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일본 게이머가 ‘밀리시타’ 초창기에 느꼈던 불편함을 한국 게이머도 똑같이 체험해보라는 반다이남코의 삐뚤어진 배려일까?


분란의 알파이자 오메가, 번역 문제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는 서비스 개시 이전부터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였다. ‘밀리시타’ 한국 공식 홈페이지가 개설된 직후 홈페이지에 올라온 캐릭터 소개가 원문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잇달았기 때문이다. 최근 게임 업계에 불고 있는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열풍(?)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사상논쟁(?)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논란은 지난 7월 16일 ‘아이돌마스터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 한국 특별 생방송에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밀리시타’ 책임자 하자마 와카코 PD가 직접 등장해 ‘번역에 대한 의견에 대해 파악하고 있고, 오리지널 세계관과 맞는 번역으로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고 사과하며 일단락된 듯 보였다. 실제로 방송 이후 홈페이지 번역이 원문에 가까운 방향으로 수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8월 31일에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자 마자 번역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한국 공식 홈페이지 수정 전 번역과 수정 후 번역이 혼재되어 있었고, 일부 번역은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실소가 나올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미 ‘밀리시타’ 책임자가 공개적으로 수정을 천명한 상황에서 그렇게 출시되어서는 안될 번역 상태였다.

 

mltd_kr014.jpg

 

mltd_kr015.jpg

▶ 총체적 난국. 간호사 출신 캐릭터의 특기가 '주사맞기'가 되어버렸고, 야구를 잘하는 대기실이 탄생했다. 현재는 수정되었다.

 

mltd_kr016.jpg

▶ 수정 전 번역과 수정 후 번역이 혼재되어 있어서 같은 캐릭터가 어디에서는 오빠라고 부르고, 어디에서는 (음성으로는 오빠라고 하는데) 프로듀서라고 부르는 등 개판 오분전이었다.

 

여파는 엄청났다. 구글 플레이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앱 리뷰란은 그대로 서로의 자존심을 건 전쟁터가 되었다.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현재’ 번역이 훨씬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번역이 엉망진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서로 평점 테러에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긍정적인 행보로 초기 게이머 모집에 나서야 할 시기에 쓸데없는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앱은 낮에 평점이 3점대 중반까지 올라가고, 밤에 평점이 2점대 중반까지 내려가는 상황이 며칠 간 지속되었다. (이 상황은 지금도 ‘편’만 바뀌어서 현재 진행형이다)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공식 카페에서는 서비스 첫 날 공지를 올려 번역을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미 논란에 휩싸인 사람들을 진정하기엔 역부족이었다.

 

mltd_kr010.jpg

 

이 사태는 지난 9월 9일 ‘밀리시타’ 한국 출시 기념 방송 직후에야 사그라졌다. 한국 출시 기념 방송에서 ‘밀리시타’ 책임자인 하자마 와카코 PD는 번역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해당 번역 문제와 수정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수정을 약속했다. 실제로 9월 13일 업데이트를 통해 논란의 중심에 있던 번역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된 상태다.


사실 ‘밀리시타’ 번역 논란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밀리시타’ 한국 공식 홈페이지 오픈 이전, 내부적으로 번역 방침을 명확히 잡고 전문 번역가를 고용해 번역을 진행했다면 애초에 논란이 생길 이유가 없는 부분이었다. ‘밀리시타’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한국어 실력마저 부족한 (야구 용어인 ‘언더스로’를 ‘언더슬로우’로 번역하는 수준의) 번역자를 급하게 데려와 작업한 결과는 한국 공식 홈페이지의 처참한 초기 번역이었다.

 

mltd_kr011.jpg

 

i10_l.png

▶ 밀리시타 한국 공식 홈페이지의 캐릭터 소개. 위가 수정전, 아래가 수정후


더 큰 문제는 하자마 와카코 PD가 공개적으로 번역 수정을 약속했고, 실제 한국 공식 홈페이지 캐릭터 소개에는 그런 방침이 그대로 적용되었지만 정작 ‘밀리시타’ 게임 내에는 기존 잘못된 번역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로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하자마 와카코 PD의 번역 수정 약속 이후 2개월여의 시간 동안 대체 무엇을 했는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밀리시타’ 하자마 와카코 PD가 논란이 되는 번역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업데이트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수정하겠다고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약속했고, 9월 13일 업데이트를 통해 번역이 개선되었다. 아직 모든 번역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mltd_kr012.jpg

 

mltd_kr013.jpg

▶ 논란이 된 번역 중 상당수가 수정되었다. 위가 수정전, 아래가 수정후


앞으로 갈 길이 먼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막 닻을 올린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 서비스의 첫 이벤트인 ‘슈팅 스타’는 참여인원 약 2만 8천명으로 마무리되었다. 상위 보상 1천명 기준이 6만 6천 포인트였으니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논란에 비해 맥 빠지는 수치이기는 하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일본에서 진행된 ‘슈팅 스타’ 이벤트는 상위 보상 2천명 기준이 15만 포인트였다)

 

mltd_kr018.jpg

 

여기에 첫 이벤트 후 ‘밀리시타’ 일본 서비스 초창기의 고질병인 컨텐츠 부족 문제가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밀리시타’ 하자마 와카코 PD는 “무리해서 한-일 서비스 간 2년의 (컨텐츠) 격차를 좁히지는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약간의 조정은 있겠지만, 한동안 한국 서비스에서도 컨텐츠 부족 문제를 그대로 겪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컨텐츠 부족은 충분히 보강할 수 있다지만, 번역 문제로 쓸데없는 논란을 일으키며 프로젝트 책임자가 번역 수정을 약속하고 사과까지 했음에도 고치다 만 상태로 그대로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무책임함은 통탄할 수밖에 없다. 그 무책임함은 모바일 게임에서 중요한 초기 고객 모집의 실패와, 애초에 벌어질 이유도 없는 번역 논란으로 팬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결과를 낳았다.

 

mltd_kr019.jpg


불필요한 논쟁으로 모바일 게임에서 중요한 초기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상당수의 고객을 스스로 내쫓은 상황에서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충성 고객의 한정 뽑기에 매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는 ‘밀리시타’ 특성상 더욱 그렇다. 실제로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이후 단 한 번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00위권에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솔직히 말해 ‘밀리시타’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컨텐츠를 손에 쥐어 놓고도 이렇게까지 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꾸준히 고배를 마셔온 일본 모바일 게임 중에서도 ‘역대급’이라 할 수준이다. 게다가 지사를 통한 것도 아니라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서비스를 책임진다고 나섰는데도 ‘밀리시타’의 한국 서비스는 지금까지 기껏해야 낙제점 미만에 불과했다.

 

mltd_kr020.jpg

▶ 한국 서비스에서는 이미 만났을텐데?

 

mltd_kr021.jpg

▶ 사무실의 화이트보드나 야구를 하지 말라는 코토하의 경고문(?)등 소소한 요소는 전혀 번역되어 있지 않다

 

mltd_kr022.jpg

▶ 하다못해 SSR 카드 이름 정도는 그래픽 수정을 했어야 하는거 아닐까?


비록 외양간에 스스로 불을 질렀지만, 결국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의 미래는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의지에 달려있다. 그나마 여기에는 어느 정도 희망을 걸어 볼 만하다. ‘아이돌마스터’ 시리즈를 엑박360 시절부터 즐겨온 팬의 입장에서 보자면, ‘불통’으로 유명한 ‘아이돌마스터’ 브랜드에서 프로젝트 책임자가 직접 인터넷 생방송에 나와 수정 사항을 일일이 거론하고 약속과 사과를 하는 모습은 놀라웠다.


그만큼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에 꽤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처음부터 외양간에 불을 지르는 짓을 하지 않았다면 최고였겠지만, 이미 다 타버렸으니 이제라도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자존심을 걸고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에 집중해 흑우…아니 충성고객을 다시 모으는 노력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mltd_kr023.jpg

▶ '밀리시타' 한국 서비스 초반에, 그리고 번역 수정 이후에도 게임을 제대로 해보지 않고 난리를 치던 분들은 앞으로 이런 일러스트가 게임에 한 가득 나올텐데 지금 얌전히 이탈하는게 낫지 않을까 한다. 당신들을 위한 게임이 아니고, 일본 서비스 2주년이 지난 지금도 바뀔 여지는 전혀 없으니까.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1 -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