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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드(MUD)다, 머그(MUG)다 해서 아주 오래 전에 MMORPG라는 용어가 일상화되기 이전, 그러니까 선사시대급 게임 중에서 현재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엄청난 게임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바람의 나라’. 96년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무려 23년간 쌩쌩하게 돌아가고 있는 그 ‘전설의 게임’의 모바일 버전, ‘바람의 나라: 연(이하 바람 연)’이 지난 8월 21일부터 26일까지 CBT를 진행했지요.

 

그 옛날 초딩 시절 추억에 젖어 눈물을 흘리며 접속한 게이머, 현재 버전 바람의 나라를 욕하면서도(응?) 하고 있는 게이머,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이름만 들어봤을 뿐이지만 워낙 유명한 게임이니 ‘한번 이 몸이 나서줄까나?’하며 인스톨한 게이머들… 그 수많은 베타 테스터들 사이에 저도 한번 끼어서 체험해 보았습니다.

 

 

바람의 나라 : 연, 시대를 역행했지만 정겨움을 주는 것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병x같지만 멋있어’. 100% 정확한 비교는 아니겠지만요.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작인 김진 작가의 만화 그림체가 가득한 첫 화면을 클릭하면 넘어가는 캐릭터 생성 과정들. 많지는 않으나 그래도 선택의 여지는 있는 외모와 머리 스타일 등, 소속을 고구려와 부여 중 선택하고 나를 보호할 신수 종류를 선택하고 나면 화려한 도트 그래픽의 게임화면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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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라, 커스터마이징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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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나이 하면 빛머리지!

 

게임은 완전한 바람의 나라 초기의 것들, 후에 개편된 ‘신’ 바람의 나라의 것들이 꽤 복잡하게 믹스되어 있습니다. 그것에 대한 호불호 반응은 뜨겁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느낀 분위기 만큼은 23년 전 그대로… UI 전체에 포함된 폰트 이외의 게임 내 폰트마저 촌스럽지만 정겹습니다. ‘추억 보정으로 왜곡된 마인드일 뿐이야!’ 라고 해도 할말은 없지만… 솔직한 느낌인 걸 어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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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I는 스탠다드 모바일 게임의 그것입니다.

 

거친 프레임의 캐릭터 움직임, 제법 낮과 밤 효과나 비나 눈 등의 날씨 효과도 들어있구요. 몬스터가 쓰러질 때의 해골과 DEAD 표시 등… 특히 왈숙이네 집 안 바닥에 놓여져 있는 이불의 컬러풀한 세로 무늬를 보면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군요. 다들 어린 시절 저런 이불이 집에 있지 않으셨나요? 아재만 알 수 있는 것인가…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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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국내성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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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그 ‘원앙금침’ 아닌가요? ㅋㅋ

 

 

최신 트렌드를 모아 모아

 

하나의 게임이 가로 모드에서 벗어나 세로 화면까지 지원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만, 최근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에서 볼 수 있듯이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 게임 시에 편리한 점도 있고요. 바람 연 역시 세로 모드를 지원합니다.

 

세로 모드에서는 중요한 UI들이 화면에 맞게 재배치되는데, 특별히 조작이 불편해지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고 휴대폰을 한손으로 잡고 보기에도 더 편했습니다. 물론, 자동사냥이 아닌 수동으로 일일이 사냥해야 할 경우라면 어차피 양손으로 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세로 모드만의 편리함은 없어지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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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장점이 많은 세로 게임화면.

 

게임의 진행은 모바일 게임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튜토리얼이 게이머를 계속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튜토리얼 구성은 아주 적절해 보입니다. 초기 바람의 나라와 바람 연의 변화를 잘 확인할 수 있는 부수효과를 주면서도, 처음 이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오버하지 않고 적정한 난이도로 점점 학습량을 높여주게 되죠.

 

어느 정도의 기본 기능을 다 익힌 뒤에는 자유롭게 게임을 할 수 있으며, 특정 레벨대를 넘어서면 해방되는 콘텐츠와 시스템을 사용 가능해질 때 또 다시 튜토리얼 부분이 등장, 친절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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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 편리한 기능들이 포함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게임 내 콘텐츠를 즐길 때마다 제공되는 보상 시스템도 모바일 게임 표준사양 그대로입니다. 달성목표들도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어 쭈욱 레벨업 하다보면 이것저것 모르는 아이템들이 마구 쌓이게 되네요. 물론 중고렙 이상이 되면 자주 쓸 것들이기도 하니 당연히 인벤토리에 모아두어야 할 것들이죠(이번은 CBT라 애써 모은 것들은 다 날라간…).

 

이렇게 바람의 나라 팬들에게는 반가울 법한 추억의 NPC들이 차례차례 퀘스트를 주고, 그 퀘스트를 열심히 수행하다 보면(주로 노가다입니다만) 자동으로 레벨업하게 됨과 동시에 평민에서 전사, 도적, 주술사, 도사의 네 가지 직업으로 전직하게 됩니다. 이제 각 직업에 맞는 다양한 액티브/패시브 스킬을 UI에 등록시켜 두고 적절하게 사용해가며 열심히, 또 열심히 사냥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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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선택의 ‘자유’는 어디로? ㅜㅜ

 

 

다시 올드 스쿨, 하지만 그 고유의 재미란!

 

느긋하게 즐기면서 레벨업 상황에 따라 퀘스트 목표 달성치가 어떻게 바뀌는지 봤더니… 일단 만렙 99 기준에서 20레벨대 들어서면서 사냥해야 하는 짐승(평웅이나 뱀 기타 등등)의 수가 50마리, 60마리를 넘어서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90년대 RPG의 감성이다!’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대량의 퀘스트 목표물 수치가 나오더군요. 사냥, 사냥, 사냥… 그 끝없는 사냥의 향연은 바람 연에서도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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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 사냥~ 사냥~♪

 

물론 자동사냥의 지원 덕분(?)에 지루한 사냥 및 레벨업 노가다는 생각만큼 그리 지겹지는 않습니다. 자동사냥의 형태는 두 가지. 모든 스킬을 골고루 사용하면서 하는 사냥과, 스킬 사용 없이 평타만으로 하는 사냥입니다.

 

내가 생업(?)으로 바쁘거나 레벨업을 우선시 할 때는 자동사냥을, 이것저것 스킬 연구를 하거나 물약을 아껴가며 좀더 다양한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수동사냥을 번갈아가면서 하는 것도 물론 가능합니다.

 

어찌 되었건, 다소 진부한 사냥 및 퀘스트, 레벨업 시스템을 채용하고는 있지만 하다 보면 집중이 되고 그러다 보면 언제 게임을 중단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빠져들게 되는 것을 보면 MMORPG 본연의 재미는 바람 연에도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단, 자동사냥 시의 AI 문제가 많아 꽤나 들쭉날쭉, 목표 타겟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내 캐릭터는 타게팅에 따라 워프를 반복하고 하는 문제가 빈번히 일어났지만요.

 

체력과 마력을 기본으로 각종 스탯은 레벨업될 때마다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칭호 등에 빠른 상태치 변동이 있죠. 가장 큰 변화점은 캐릭터의 평가 수치가 ‘전투력’으로 일원화되었다는 점입니다. 방어구를 장착해도 전투력은 증가합니다. 이번 CBT에서는 랭킹 역시 전투력 수치에 따라 매겨졌습니다. 체마 시스템과 이번 전투력 시스템 관련해서는 뒤에 다시 한번 언급해볼 게요.

 

이 외 환수 소환, 각인 등 강화 및 보조 요소들을 한껏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레이드, 요일 동굴 같은 것들은 매일 접속을 유도하는 콘텐츠로서 바람 연에도 당연히 도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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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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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드도 매칭 시스템과 함께 (당연히) 기본 콘텐츠죠.

 

총 6일간의 CBT는 골수 바람 유저들이라면 Lv.99까지 도달하며 준비된 콘텐츠를 온전히 즐겼을 테고, 저 역시 그렇게 애정을 담아 플레이한 유저들에게는 부끄럽지만 바람 연의 분위기는 어느 정도 확인할 만큼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플레이어들의 수많은 의견을 경청하고 정식 출시 때까지 바람 연을 더 완벽에 가깝게 다듬는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넥슨과 수퍼플레이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이 있을지 굵직한 것들만 선정하여 정리해 보죠.

 

 

찬반 격돌, 바람의 나라: 연의 정식 서비스까지 넥슨에게 남은 숙제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게임의 안정성 확보겠죠? 이번 CBT 기간 내 제가 성능이 구린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사용해서 그런가(그래도 램이 4GB짜리인데 ㅜㅜ) 플레이 내내 빈번하게 랙이 걸렸습니다. 바람 연이 최신 그래픽 엔진을 이용한 어마무시한 비주얼의 게임이라면 그냥 기기 성능이 구려서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그건 아니잖습니까?

 

전반적으로 반응속도도 느린 편에 버튼 터치감도 확실하지 않아 그런 부분들이 좀 불편하더군요. 그 외 자동사냥 AI 보완이나 기타 버그 퇴치는 기본 중의 기본이겠죠. 사실 그리 큰 걱정은 되지 않는 부분들입니다.

 

바람 연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것들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체마 시스템, 체류. 바로 구 바람의 나라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이 독특한 시스템을 바람 연에서는 없앨 것인가 또는 가져갈 것인가 하는데 있을 겁니다. 체마는 99레벨 이후부터는 사냥을 통해 경험치를 모은 후 이 경험치를 체력과 마력에 분배하는 것에 따라 성장의 방향이 바뀌는 것인데 이번 CBT에서는 99레벨까지 플레이 가능했고, 일단 ‘전투력에 몰빵’하는 조짐을 보여줬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체마 시스템이 바람의 나라의 정체성이다!’라고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체류는 게이머의 체력이 0이 되면 가지고 있던 아이템과 돈을 떨구게 되고, 다른 플레이어가 막고 있으면 통과할 수 없는 ‘길막’을 이용해 아이템과 돈을 채가는 일련의 패턴을 말합니다. 이것 역시 많은 바람의 나라 유저들에게 악명 높았던 것인데 이것도 구현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죠.

 

체류의 경우는 시스템의 헛점 등을 노리거나 악용해서 다른 게이머들에게 피해를 주는 부분이 크므로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이 높고, 제 개인적 생각도 여기에 동의합니다. 다만 체마 관련해서는 원래 바람의 나라만의 독특한 성장 시스템이기 때문에 좀 복잡미묘한 것 같습니다.

 

▶ 바람의 나라 ‘체류’편 홍보영상입니다. 예전에 이런 식으로 체류를 홍보하기도 했었죠.

 

자동사냥에 대한 호불호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극단적으로 없애야 한다! 라는 유저들의 의견들도 있지만 무한 노가다에 대한 거부감 역시 존재하며, 바람 연을 계속 하고는 싶지만 생활패턴과 기타 등등 문제로 계속 게임을 접속할 수 없는 이들도 있을 것이므로 2019년 현재의 게임 트렌드 상황에서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자동사냥이 싫다면 그냥 켜지 않으면 될 뿐이니까요.

 

체류나 사냥 노가다나, 옛 추억은 소중하다는 의견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 옛날의 고생을 지금은 다시 할 일이 없으니 ‘옛날이 좋았어’ 하며 웃고 추억을 읊고 하는 것이지, 그걸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섣불리 달려들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

 

유저들이 내는 자동사냥에 대한 절충안도 충분히 귀 기울일 만한 묘안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자동사냥과 수동사냥 시에 경험치 획득량에 대한 차등을 두는 등의 아이디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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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요즘 트렌드와는 한참 떨어져 보이지만 왠지 정감이 가는 바람의 나라: 연. 과연 빠른 시일 내에 오픈할 수 있을까요?

 

바람 연은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입장일 것입니다. 과거 바람의 나라를 열성적으로 플레이했던 올드 유저, 현재 PC용 바람의 나라를 즐기고 있는 유저, 그리고 옛 전설의 게임을 접하지 못했으니 이번에 새롭게 바람의 나라의 재미를 경험해보고 싶은 유저들을 아울러 타게팅해야 하는 쉽지 않은, 아니 불가능할 것 같은 미션입니다.

 

이것은 역대 가장 난이도가 높은 숙제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정식 런칭까지 있을 개발사와 넥슨의 숱한 고민의 밤이 눈에 선합니다.

 

글/다스베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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