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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이게임즈(Cygames)가 제작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서비스를 담당한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가 지난 3월 28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린세스 커넥트’는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풀 보이스로 구성된 스토리, 다양한 특색을 지닌 캐릭터로 무장한 진짜 ‘일본 모바일 게임’으로 서비스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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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프린세스 커넥트’의 한국 서비스는 그렇게 순탄하지는 않았다. 3월 28일 오전 11시 서비스를 예정으로 하고 있었으나, 오류 발생 때문에 무려 6시간 넘는 점검이 이어졌고 실제로는 오후 5시 30분경에나 정상적인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었다. 서비스 오류로 초반부터 오랜 점검을 실시했다는 점부터 게이머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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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오픈 15분만에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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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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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501오류


이외에도 캐릭터 대사의 오류(다른 캐릭터의 대사가 출력된다든지)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마무리가 덜 된 모습을 보여주어 게이머 사이에서는 “역시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게임)는 걸러야 제 맛”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을 정도다. 여기에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프린세스 커넥트’가 한국에서 그대로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게이머의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논란 속에 드디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프린세스 커넥트’를 직접 체험해 보았다.


고품질 애니메이션과 성우로 무장한 ‘일본 모바일 게임’
‘프린세스 커넥트’의 첫 인상은 단연 ‘화려함’이다. 타이틀 화면에서부터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며 게이머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토리 진행 중간 중간이나 전투 중 컷 신에도 별도의 애니메이션이 나오며, 모든 스토리는 유명 성우를 다수 채용한 풀 보이스로 진행된다. 애니메이션을 위해 따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계약을 했을 정도로 ‘프린세스 커넥트’는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스토리 자체는 원작 ‘프린세스 커넥트’의 설정 (사실 ‘프린세스 커넥트’는 이전에 사이게임즈가 일본에서 서비스 종료의 아픔(?)을 겪은 적이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정식 제목이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다)을 미묘하게 따라가면서도, 이세계물(?)의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눈이 돌아갈 만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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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품질 애니메이션이 게임 곳곳에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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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 진행 시 거의 모든 대사에 음성이 첨부되어 있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을 준다

 

게임으로서 전반적인 ‘프린세스 커넥트’의 모습도 깔끔하다.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인터페이스는 일본 게임 답지 않게 비교적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 일본 모바일 게임의 경우 구세대 ‘소셜 게임’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답습한 형편없는 인터페이스가 많은데, ‘프린세스 커넥트’는 오히려 한국 모바일 게임에 가까울 정도로 깔끔하고 기능적인 인터페이스다. 적어도 어디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헤매는 일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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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세스 커넥트'의 전투 화면.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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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는 일본 모바일 게임 답지 않게 깔끔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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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쑥 커나가는 캐릭터를 보며 흐뭇해 하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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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성 획득! 딱 봐도 츤데레 일 것 같다


‘프린세스 커넥트’의 게임 진행은 비교적 간단하다. 캐릭터를 모으고, 성장시키고, 각 ‘지역’을 돌파하는 구조는 전형적인 수집형 모바일 RPG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투는 대부분 자동으로 진행되며, 수동 모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게이머가 컨트롤할 수 있는 요소는 많지 않다. 스킬 발동 타이밍 정도다. 각 ‘지역’을 3성으로 클리어 했다면 ‘티켓’을 사용해 아예 전투를 스킵 할 수도 있다.


개략적인 ‘프린세스 커넥트’의 게임 진행은 캐릭터 수집 – 성장 – 지역 돌파 – 성장의 무한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캐릭터 수집은 쥬얼을 소모해 ‘뽑기(가챠)’로 획득하거나, 게임 내에서 모을 수 있는 다양한 재화로 구입이 가능한 ‘메모리 피스’를 모아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다. 단, ‘메모리 피스’를 모아 캐릭터를 획득하려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캐릭터마다 다르지만 평균 100개 이상의 ‘메모리 피스’를 요구하기 때문에 짧아도 1개월, 길면 수개월 동안 꾸준히 모을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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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게임은 '이론적'으로는 1성 캐릭터도 얼마든지 별을 올릴 수 있는 게임이다. '이론적'으로는...


사실 개인적으로 해 본 게임 중 ‘프린세스 커넥트’와 가장 유사한 구조의 게임은 ‘도탑전기’였다. 전반적인 게임 진행 방식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도 그렇고, 장비를 모아 캐릭터를 성장시킨다는 개념 등은 특히 그랬다. 이전에 ‘도탑전기’ 등의 모바일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프린세스 커넥트’의 게임 진행에는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화분에 물 주는 게임, 한국 게이머의 성향에 맞을까?
‘프린세스 커넥트’는 말로 설명할 부분이 별로 없을 정도로 간단한 게임 구조로 돌아가는 게임이다. 앞서 설명했던 대로, 게임 내에서 캐릭터를 일정 이상 수집한 후에는 캐릭터 성장 – 지역 돌파 – 성장의 무한 반복이다. 전투에서 게이머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 기껏해야 파티에 어떤 캐릭터를 넣을지 말지, 그리고 수동 전투라면 스킬 발동 정도다.


즉, ‘프린세스 커넥트’ 역시 전투 자체는 켜 놓고 멍하니 보는 종류의 게임이다. 대신 게이머가 해야 할 부분은 어떤 캐릭터를 먼저 성장시키느냐 (특히 ‘재능 개화’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성장 컨텐츠) 등의 성장 우선 순위를 조절하는 일이다. 성장에 필수적인 자원이라 할 수 있는 ‘마나’의 수급이 게임 내에서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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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태미나도 딸리고 마나도 딸리고...


또한, ‘프린세스 커넥트’라는 게임에 얼마나 꾸준하게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느냐가 성장의 열쇠다. 게임의 구조 자체가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으며, 대신 돈을 투자하려는 사람에게는 매우 가혹하기 때문이다. 돈을 말 그대로 들이부어 3성 캐릭터를 얻는다 해도 다시 ‘재능개화’까지 마치려면 더욱 엄청난 돈을 필요로 한다. 아니면 오랜 시간을 투자하든가.


이미 일본판 ‘프린세스 커넥트’를 해 본 게이머들이 입을 모아서 말하는 부분이 ‘프린세스 커넥트는 화분에 물을 주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오늘 화분에 물을 아무리 들이붓는다 해도 내일 당장 꽃이 피지는 않는 것처럼, ‘프린세스 커넥트’ 역시 꾸준히 화분에 물을 주듯이 플레이 해야 성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을 잘 반영한 말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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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모으면 된다...꾸준히...


이러한 면에서 볼 때 ‘프린세스 커넥트’가 성질 급한 한국 게이머의 성향에 얼마나 맞을지는 미지수다.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풀 보이스 스토리는 초반 게임에 남게 하는 강점이 될 수는 있어도, 게임에 오래 남게 만드는 강점은 아니다. 결국 본질은 게임이 얼마냐 재미있냐인데, 빨리 빨리 성장해서 다른 사람을 뛰어넘지 못하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한국 게이머의 대체적인 성향과 ‘매일 화분에 물 주는 게임’이라는 ‘프린세스 커넥트’의 게임 특성은 잘 맞지 않아 보인다.


또 하나의 불안요소, 바로 카카오게임 그 자체
여기에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의 운영 자체도 ‘프린세스 커넥트’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프린세스 커넥트’ 한국 서비스 첫 날 점검이 이어지자 게임 커뮤니티의 반응은 ‘역시 그럴 줄 알았지’였다. 게다가 캐릭터 대사가 뒤바뀌어 출력된다든가, 일본어가 그대로 출력되는 등 마무리가 덜 된 상태로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모습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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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9월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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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덜 된 부분이 튀어나와 당황스럽게 만든다.


카카오게임이 일본 게임의 한국 서비스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점에서 ‘프린세스 커넥트’의 초반 운영은 그래서 더욱 질타 받을 만하다. 카카오게임은 이미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의 한국 서비스를 맡고 있다. 해외, 특히 일본에서 성공한 걸출한 모바일 게임을 한국에 가져와 서비스하고 있는 경험이 충분한데도 똑 같은 실수가 또 벌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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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도리 한국 서버 랭킹전의 실태


이런 카카오게임의 불안한 운영은 사실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도 마찬가지다. 서버 불안정은 어차피 일본도 가끔 있는 일이라 쳐도, 일본판에 있는 컨텐츠를 여러 사정이 있다며 공지만 올린 채 들여오지 않거나, 이벤트 랭킹 전에 참여한 일부 상위 유저가 비하적인 표현을 자기소개로 설정해 게이머 사이에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결국 ‘프린세스 커넥트’의 한국 서비스 성공은 ‘화분에 물을 주는 게임’이라는 특성이 한국 게이머에게 얼마나 먹혀 들어가느냐, 그리고 카카오게임이 어떻게 운영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볼 수 있다. “카카오라서 거른다”라는 게이머의 반응이 무엇을 뜻하는지 카카오게임이 제대로 인지하고 이번 ‘프린세스 커넥트’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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