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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 게임’은 게이머 사이에서 지뢰밭으로 꼽힌다. 짧은 개발 기간과 한정된 개발 비용 등으로 수준 이하의, 속된 말로 ‘똥겜’이 나오기 십상이다. 가상의 무도 ‘전차도’를 바탕으로 한 인기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도 이 마수를 피해가진 못했다. 지난 2014년 PS Vita 기종으로 발매되었던 ‘전차도, 연마합니다!’는 수준 이하의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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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3년 만에 ‘걸즈 앤 판처’가 콘솔 게임기로 돌아왔다. 지난 2015년 일본에서 개봉했던 ‘걸즈 앤 판처’ 극장판을 기본 바탕으로 한 ‘걸즈 앤 판처 드림 탱크 매치’다. 형편 없는 게임 수준으로 일본 외에서는 정식 발매조차 되지 않았던 PS Vita판과는 달리, 이번에는 깔끔하게 한국어화까지 되어 우리나라에 정식 발매되었다. 이번에는 좀 다를까?


철저한 원작 재현에 기반한 게임
‘걸즈 앤 판처 드림 탱크 매치(이하 드림 탱크 매치)’의 미덕은 다름 아닌 원작의 ‘재현’이다. 캐릭터 게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미덕이다. ‘걸즈 앤 판처’ 극장판을 재미있게 본 팬이라면, 사실 더 이상 리뷰를 읽을 필요도 없다. 그냥 바로 가서 ‘걸즈 앤 판처 드림 탱크 매치’를 사고, ‘걸즈 앤 판처’ 극장판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면 된다. 딱 그런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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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탱크 매치’는 ‘걸즈 앤 판처’ 극장판의 주인공, 오아라이 여학원의 활약을 되짚어 보는 ‘감상전 모드’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 ‘감상전 모드’에서는 극장판의 명장면을 게임으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으며, 극장판에서 나왔던 친숙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거의 모든 대사가 성우 더빙이 되어 있어 또 다른 ‘걸즈 앤 판처’ 애니메이션 급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걸즈 앤 판처’ 극장판을 재미있게 보았다면 ‘드림 탱크 매치’의 감상전 모드는 ‘드림 탱크 매치’의 A이자 Z다. 극장판을 보며 ‘내가 전차장이라면 저렇게 안 했을 텐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드림 탱크 매치’의 감상전 모드를 통해 어느 정도 욕구를 해소 할 수 있다. 오아라이 여학원 팀 외에도 해당 전투에서 ‘적’으로 등장했던 캐릭터 시점에서 전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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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림 탱크 매치의 A이자 Z는 당연히 감상전 모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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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적으로 크루세이더 탱크의 조작은 너무 짜증났다


괜찮은 수준이지만, ‘캐릭터 게임의 한계’는 그대로
‘드림 탱크 매치’는 쓰레기 게임에 가까웠던 PS Vita판 ‘전차도, 연마합니다!’에 비하면 훨씬 멀쩡한 게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PS4 게임 치고 그래픽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최소한 ‘걸즈 앤 판처’의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 ‘걸즈 앤 판처’ 분위기를 잘 살린 개별 전차들의 묘사, 그리고 전투시 착탄, 피탄 효과나 피어 오르는 연기 등 팬이라면 열광할 수 있을 정도로 신경을 쓴 모습이 엿보인다.


캐릭터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드림 탱크 매치’는 게임 본연의 컨텐츠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썼다. ‘걸즈 앤 판처’에 등장하는 다양한 전차와 캐릭터를 수집하는 요소는 기본이며, 다양한 게임 모드도 준비해 오랜 시간 ‘드림 탱크 매치’를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쓴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극장판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감상전’ 외에도 각 학교 별 명예를 걸고 싸워 나가는 ‘쟁탈전 모드’, 다양한 미션이 준비되어 있는 엑스트라 매치 등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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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드림 탱크 매치’는 어디까지나 원작을 괜찮은 수준으로 따라간 ‘캐릭터 게임’이지, 좋은 게임 수준까지는 아니다. 뜯어보면 생각 외로 부실한 튜토리얼이나, 캐릭터들이 스토리를 읊어주느라 맥이 자주 끊기는 ‘감상전’ 모드의 흐름 등 이런 저런 문제가 산적해 있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 게임으로서는 잘 쳐줘야 보통 게임 정도다.


조작도 그렇다. ‘드림 탱크 매치’가 전차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감안해도 조작이 상당히 까다롭다. 너무 많은 기능을 패드 하나로 해결해야 해서, 이전에 ‘월드 오브 탱크’ 같은 게임을 접해보지 않았다면 조작에 익숙해 질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장에서 기능을 제대로 숙지하고 사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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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트라 매치에는 다양한 미션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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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전차 마우스 대 탱캣 같은 참신한 컨셉의 미션도 있다.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드리프트나, 나폴리턴 같은 조작은 참신한 시도이긴 하지만 ‘게이머’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런 조작이 굳이 ‘게임에서’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조작도 조작이고 최대 5:5의 대전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PS4 Pro에서 5:5 대전 중간에 간헐적으로 프레임 저하가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에 4K 모니터를 쓴다면 그래픽 수준에 한숨이 나올 수도 있다.


1.01 패치 이전까지는 ‘감상전’ 모드의 이벤트 씬을 강제로 넘길 수 없어, 게임을 진행하다 실패하기라도 하면 매 번 캐릭터들이 수다를 떠는 것을 다 보고 다시 도전해야 하는 황당한 면모도 있었다. 캐릭터 게임 치고는 괜찮지만, 원작을 접하지 않았다면 굳이 살 필요가 없는 캐릭터 게임이기는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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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이 박살나진 않아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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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4DX로 극장판을 몇 번씩이나 감상한 ‘걸즈 앤 판처’ 팬이라면 더 주저할 필요 없이 ‘드림 탱크 매치’를 사면 된다. PS Vita판 ‘걸즈 앤 판처’ 게임처럼 기본도 못 갖춘 상태는 절대 아니기 때문에, ‘드림 탱크 매치’를 즐기며 극장판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볼 수 있다. 적어도 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판처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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