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소소함부터 화려함까지, 웰메이드 RPG 오버히트
 
01.jpg

 

개발사: 넷게임즈
서비스: 넥슨
지원: And/iOS
용량: 최초 181.7MB, CDN 완료 후 2.17GB(iOS 기준)
출시: 사전출시 11/26, 정식출시 11/28
 
솔직히 게임명 처음 들었을 때는 뭐 게임이름을 이렇게 지었어? 라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히트를 만들었던 넷게임즈의 후속작 오버히트라니(그럼 차기작 이름은 비욘드 오버히트...?) 기억하기 쉬운 건 좋은데 뭔가 장난 삼아 지은 것 같기도 하고...
 
처음 마주했던 건 지나치게 착해 보이는 모자 쓴 분홍머리 여캐의 꽃바람 휘날리는 스킬씬이었는데, 언리얼 엔진 개발사답게 화려하고 예쁜 그래픽이었다. 하지만 그래픽에 게임성이 먹히는 경우도 수없이 봐오지 않았는가 말이다. 눈요기거리로 끝날 것인가 아니냐는 결국 게임 전체 디자인의 문제니까. 
 
화려한 비주얼에 속은 적이 꽤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실 필자는 스킬씬에 반쯤 홀리긴 했다. 예뻤다. 물론 쟤를 얻기 위해서는 가챠의 벽을 넘어야 하겠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긴 했지만, 그래도 사전오픈 소식에 부랴부랴 설치를 하고 두근대며 오픈을 기다렸다(....그리고 쇼타 할배 아크날과 로맨틱 가이에게 꽂혀버렸다고 한다).
 
02.jpg

▶ 바로 그 여캐, 성녀 프레이

 
* 필자는 현재 20레벨, 7챕터까지 클리어 했으며 플레이시간은 약 2일, 과금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그 장르, 수집형 RPG: 그 느낌 그대로
 
오버히트는 수집형 RPG다. 그래 그거, 뽑기로 캐릭터 먹고 등급 올리고 또 먹고 초월하고 애들 모아서 파티 꾸리고 하는 그런 게임 말이다. 우리는 이런 게임을 수없이 접해 왔고 어떤 게임의 경우에는 꽤 오래 플레이도 해왔을 것이다. 이 수집형 RPG라는 장르가 가져갈 수 있는 콘텐츠는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 있으며 그 안에서 매력어필을 하려면 대략 두 가지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번째, 전혀 새로운 콘텐츠가 꽤 재미있거나, 두 번째, 기존의 같은 장르 게임들과 구성은 비슷하지만 좀 더 유기적이고 세심하거나(사실 세 번째도 있다: 재미있고 예쁜데 매우 혜자하거나...하지만 이런 게임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므로 제외하자).
 
두 가지 경우에 딱 맞게 들어맞는 게임은 없겠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오버히트는 후자 쪽이다. 와, 이거 정말 독특하다 싶은 콘텐츠는 없다.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 모든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새로운 느낌이라기보다는 익숙한 느낌에 가깝다.
 

03.jpg

▶ 너무나 갖고 싶은 너란 꼬맹이

 

04.png

▶ 전형적인 구성의 전투 콘텐츠 구성, 진영전은 정해진 시간에만 오픈된다

 
전체 시나리오를 따라가는 스토리 모드와 파티 레이드, 진영전, PvP, 탐험 등 있을법한 콘텐츠는 다 들어가 있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익숙한 구성이니까. 이렇게 익숙한 구성을 가져간다고 하면, 무난하고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가 기본적으로 갖는 재미 이상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과 즐거운 플레이가 가능한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토대가 없으면 그냥 지리멸렬한 양산형 게임이 되고 만다.
 
RPG게임에 유저가 기대하는 것들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 액션감, 예쁘고 멋진 캐릭터, 화려한 스킬씬... 유저가 바라는 조건들을 전부 만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어쩔 수 없는 문제다.
 

05.jpg

▶ 선별소환 우선순위 1위에 빛나는 다프네

 
 
화려한 그래픽, 세심한 설정, 짧은 애니메이션 같은 스토리
 
그래픽에서의 차별성을 어디에 두는가, 사실 꽤 어려운 문제다. 판타지 배경의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전혀 새로운 콘셉트를 가져오기는 힘들다. 마법사! 전사! 저격수! 하면 상상되는 이미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성별이 여자냐 남자냐 나이는 어느 정도냐 이런 식으로 다변화를 약간 취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한계는 분명히 있다.
 
 
06.jpg

 

07.jpg

 

솔직히 오버히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보면 화려해서 예쁘긴 하지만 으레 판타지 콘셉트 RPG가 그렇듯 어디서 봤던 것 같은 비슷한 이미지의 다른 장르 캐릭터들이 떠오르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블로섬 같은 경우 LOL의 징크스 쇼타 버전 같은 느낌이고, 주인공인 나트(캐약체)는 판타지에 흔히 등장하는 성장형 주인공 같은 느낌이니까.
 
08.jpg

▶ 지면관계상 츤데레와 폭탄마는 제외했다

 
언뜻 흔한 콘셉트의 비주얼 일지는 모르겠지만,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특별해진다. 내가 갖고 있다(혹은 갖고 싶은데 안나온다....)는 걸 떠나서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고유의 이야기들이 세심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캐릭터들은 한 챕터씩 진행해 나가면서 거의 모두를 만나볼 수 있다.
 
사실 RPG게임의 시나리오의 전형은 이런 거 아니겠나. 세계를 구하기 위해 뭉쳤던 한 파티(전설영웅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예상치 못한 적(얘도 전설영웅이겠지)의 습격에 의해 저지되고 원정대는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여기서 꼭 한 명이 기억을 잃고 능력을 봉인 당하거나 쓰는 법을 까먹어서 쪼렙 3성의 기본영웅으로 등장하겠지...
 
오버히트의 시나리오가 완전 새롭느냐고? 그건 아니다. 앞에 한 전형적인 프레임은 똑같다. 하지만 재미있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성격과 설정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일단 주인공 나트는 최초의 원정대의 일원이긴 하지만 식량조달에 설거지 같은 잡일을 하던 쭉정이(아크날이 증언했다!)란다. 뭐 주인공이니까 차차 두각을 보여주긴 하겠지만 일단은 쭉정이(거기다 탱인데 약함)다.
 

09.jpg

▶ 아련한 미소년의 정체는 쭉정이….?

 

보통 게임 스토리 같은 건 스킵하기 일쑤다. 스토리 볼 시간에 전투 한 번 더 돌아서 레벨 높이는 게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버히트 스토리는 스킵 하기엔 아깝다. 일단 웃기다. 진지하게 생긴 엔더스(무려 전설영웅)인 브람스는 뜬금없이 로맨틱 포인트를 주질 않나 대사제 프레이는 시도 때도 없이 완전체스러운 대사를 날리질 않나(거기다 진심인 것 같다) 적인 줄 알았던 자객은 끝도 없이 츤츤대질 않나...
 
희귀영웅을 획득할 때마다 오픈 되는 도감의 에피소드 영상도 나름 볼만하다. 캐릭터들의 과거나 현재 상황이 간략한 애니메이션으로 출력되며 이 영상들을 보면 스토리 이해가 더 쉽고 재미있어진다. 또 스토리상으로 인연이 깊은 캐릭터들을 다 모으면 전투에서 쓸 수 있는 추가 스킬인 '오버히트 스킬'이 오픈 된다.
 
10.jpg

▶ ‘인연 도감’에서는 어떤 캐릭터들이 오버히트 스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떤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는 상황에 따라 다분히 달라지는 법이지만, 오버히트는 흔히 기획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날려버리기 쉬운 캐릭터 하나하나의 설정을 세심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단순히 화려한 외모나 스킬 때문만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끔 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매력은 스토리 진행 중에서, 그리고 어떤 캐릭터를 갖고 싶다고 생각하게 하는 유저의 소유욕으로 이어지게 한다.
 
 
그래서 언제 얻을 수 있죠?
 
누가 예쁜지 센지 맘에 드는지 봤으니 이제 캐릭터를 얻어보자. 얻는 방법? 가챠다. 가챠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야 그럼 운빨 아니냐! 라고 하는 사람이 부지기수겠지만 솔직히 부정은 못하겠다. 필자는 너무도 앗슈가 먹고 싶었지만 10연차 두 번 실패(4성 이상 세 장 나왔다고 좋아했는데 다 회색이었다)하고 빡쳐서 나트를 진화시켰다. 그렇다. 운은 따라줘야 한다.
 
11.jpg

▶ 태생 4성 캐릭터도 5성으로 나오기도 한다(매우 낮은 확률인듯)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선별소환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이 게임에 리세마라가 큰 의미가 없는 이유도 이 콘텐츠 때문이다. 10연차를 미리 뽑아 보고 뭐가 나왔는지에 따라 돈을 쓸지 안 쓸지를 결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일단 시작하면 적어도 한 개 내지 두 개의 원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초반 플레이에 있어서 아주 좋은 캐릭터가 꼭 필요할 정도로 허들이 빨리 오지는 않지만 이런 게임 하면서 챕터 많이 깨는 것보다는 OP캐 하나 있는 게 낫지 않겠는가! 물론 무료로 할 수 있는 선별소환에서는 전설영웅(빨간색 바탕)이 나오지 않지만, 일단 원하는 희귀등급 캐릭터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칠 만하다.
 

12.jpg

▶ 결과를 미리 볼 수 있는 선별 소환

 
더불어 10+1연 가챠에는 300캐쉬가 필요한데, 전반적으로 캐쉬를 모으기 그리 어려운 게임은 아니다. 필자는 7챕터까지 진행하는 동안 대략 8번 정도의 11연가챠를 해볼 수 있었다. 주간보상을 제외한 숫자이므로 초반에 희귀영웅을 얻어 파티 하나 정도 구성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오히려 골드가 좀 귀한 느낌이다....).
 
 
재미있는 스토리, 화려한 그래픽, 하지만…
 
오버히트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화려한 그래픽과 볼만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언리얼 그래픽, 아주 화려하고 보기에도 좋다. 희귀영웅들이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꽤 볼 만하다. 하지만 이런 그래픽이 모바일게임 최초인가? 그건 아니다. 히트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모바일 게임이 많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어찌 보면 뻔한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드립력 넘치는 스크립트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스토리는 꽤 재미있다. 하지만 RPG게임에서 스토리를 세세히 읽어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개는 실제 전투를 빨리 해 보고 싶어하며 전투에서 오는 재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유저들이 대부분이다. 오버히트의 전투는 스킬 아이콘을 터치하는 것만으로(그것도 캐릭터당 두 개뿐) 진행되기 때문에 심장을 옥죄는 박진감은 부족하다. 스킬씬 그래픽은 화려하고 나름의 성취감도 있지만 전투 시스템상 어쩔 수 없이 이런 아쉬움은 남는다.
 
12_1.jpg

 

특별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건 진영전을 위시한 미지의 땅 콘텐츠, 그리고 상점의 선별 소환이라는 기능, 스토리상 연관이 깊은 특정 캐릭터들을 갖고 있을 때 쓸 수 있는 오버히트 스킬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오픈월드 게임이 아닌 이상 진영간의 경쟁은 시간이 한정되어 있는 진영전에 참여하는 정도다. 이외에 콘텐츠를 이용해 경쟁구도를 넣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선별 소환의 경우 막상 내가 원하는 영웅을 골라 뽑을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1차적으로는 유저에게 그럼 돈 있는 사람은 원하는 영웅 팍팍 뽑을 수 있다는 건가? 하는 느낌을 먼저 받게 한다. 과금은 게임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지만 약간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오버히트 스킬은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이 스킬을 전투에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특정 캐릭터(그것도 조합에 맞게)를 갖고 있어야만 한다.
 
 
아직 극 초반 게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성공한 게임을 서비스한 적 있다는 경험은 꽤 중요한 자산이다. 단순히 데이터라든가 유저들의 평가라든가 물리적인 수치 말고도, 콘텐츠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과 그에 대한 대응 등을 통해 얻는 무형의 경험이 보다 의미 있다. 그게 유저들을 우롱하는 방식으로 발현되어서는 안되겠지만 말이다.
 
아무리 잘 만든, 화려한 그래픽으로 중무장한 재미있는 게임일지라도 서비스와 운영이 막장이면 사장될 수밖에 없다. 유저들은 바보가 아니고, 이미 당할 만큼 당해봤기 때문이다. 로또 보다 낮은 확률인 걸 알면서도 나만은 아니길 바라며 돈을 써보기도 했고, 잘 운영되는 것 같던 게임이 갑자기 문 닫는다는 소식에 황망해하고 있는데 환불조차 안 된다는 걸 알고 격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게임들이 아직 서비스 되고 있다. 모든 게임이 괜찮은 수익을 거두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유저들은 돈을 쓴다. 잘 만든 게임이라서기도 하고, 재미있어서이기도 하다(물론 최근에는 전혀 아닌 게임도 있다 ㄹ...읍읍). 대다수의 게이머들에게 게임은 여전히 즐거운 취미이며 훌륭한 타임킬링 콘텐츠다. 그리고 거기에 돈을 쓰는 데에 있어서, 그만큼 재미있고 즐겁기만 하다면야 그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도 않는다.
 

13.jpg

▶ 초과금 유저가 무과금으로 돌아서는 것만큼 무서운 일도 없을 것이다

 
재미있는 모바일 게임을 발견했을 때, 아 이거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런 것들이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돈을 쓰고 안 쓰고를 떠나서 얼마나 오랫동안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게임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만큼이나, 그만둬 버리는 이유도 다양하다. 단순히 재미가 없어져서일 수도 있겠지만 고쳐지지 않는 버그 때문에, 끝없는 네트워크 에러 때문에, 혹은 유저를 무시하는 운영과 정책 때문에.
 
출시 직후의 게임들은 어떤 게임이나 다소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오버히트도 마찬가지다. 진영간 인원 밸런스 때문인지 도통 제대로 진행되질 않는 진영전, 다소의 발열 문제, 잦은 크래쉬, 약간의 편의성 개선 문제…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일이다.
 
완벽한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뿐만 아니라 어느 것이나 그렇다. 하지만 게임이 가져야 할 최우선 가치인 재미라는 기준을 통과했다면, 그걸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는 개발자와 운영진의 몫이다.
 
 
14.jpg

▶ 오버히트와 내 파티의 미래는 다프네가 지켜줄 거라 믿는

 
 
글/ 김도핑

 



댓글 0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1 - 92
최신 뉴스
최신 댓글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