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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플레이스테이션2로 출시됐던 '건그레이브'를 기억하시나요? 죽음에서 깨어난 '비욘드 더 그레이브'가 무한탄창의 대형 쌍권총 '켈베로스'와 관 형태의 무기 '데스코핀'으로 적들은 물론 눈앞에 보이는 모든 걸 부술 수 있는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이지요.

 

난이도가 지나치게 쉽다거나 분량이 2~3시간 정도로 짧은 등 단점도 있었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 디자인이나 특유의 허세 작렬 액션으로 인기를 끌어 2003년에는 애니메이션, 2004년 후속작 '건그레이브 O.D.'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승승장구할 것 같은 건그레이브였지만, 안타깝게도 건그레이브 O.D. 이후로 소식이 끊겨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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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그레이브와 건그레이브 O.D>

 

 

하지만 여전히 건그레이브를 기억하는 팬들은 있었습니다. 그런 팬들의 부름에 대한 응답인지, 건그레이브가 한국 개발사 '이기몹'을 통해 부활합니다. 모바일과 VR 플랫폼으로 말이죠.

 

2016 PlayX4에서는 '건그레이브 모바일'의 실제 플레이 영상이 공개됐었는데요, 올해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VR 서밋'을 통해 '건그레이브 VR'의 플레이어블 체험판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작년 공개된 '건그레이브 모바일'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번 '건그레이브 VR' 역시 먼저 플레이해본 이들의 평가가 꽤 괜찮아서 저도 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VR서밋에 찾아가 '건그레이브 VR'을 간단히 체험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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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그레이브VR의 부스. 사실 여기서 더 오래 있었습니다. 성인용 VR만 하고 온 게 아니라구욧!>


*개발 중인 버전인 만큼, UI, 게임플레이 등 실제 플레이 버전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원작의 액션이 그대로! TPS 모드
흔히, VR 슈팅 게임하면 1인칭 시점에 VR 전용의 컨트롤러를 활용한 게임들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멀미를 우려해 제자리에서 싸우거나 자동으로 움직이며, '로보 리콜'처럼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게임들이 많았죠. 그런 것만 해봤던 저도 '건그레이브VR' 역시 기존 VR 슈팅 게임과 비슷한 형태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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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 본 '건그레이브VR'은 조금 달랐습니다. 1인칭 시점의 게임 모드(이하, FPS 모드) 외에 3인칭 시점의 게임 모드(이하, TPS 모드)도 있었거든요. 부스 중앙에서 재생되던 플레이 데모는 전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몰려오는 적들과 이런저런 사물을 쌍권총으로 보이는 대로 다 부숴버리는 그레이브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흥미로웠죠.

 

그래서 3인칭 모드를 먼저 플레이해봤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VR로 먼저 출시되는 게임인 만큼, 시연대에서는 게임패드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조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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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는 이동,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는 시점을 조정할 수 있었고, 고개를 돌려 조준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동 조작만 봐서는 멀미가 엄청날 것 같았지만, 실제로 멀미는 거의 없었습니다.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시점 조정 시, 일반적인 3D 액션 게임처럼 부드럽게 상하좌우로 전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좌나 우로 한 번 입력할 때마다 일정 각도로 딱딱 끊어져서 움직였거든요. 처음에는 뒤에서 등장하는 적들을 한 번에 볼 수 없어서 조금 답답했지만, 익숙해지니 평범한 액션게임을 하듯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레이브의 액션은 이동과 점프, 회피, 켈베로스로 공격, 데스코핀 휘두르기, 총기 과열을 막아주는 '쿨링', 일정 시간 슬로우 모션 효과를 주는 '불릿타임'이 있습니다. 필살기에 해당하는 '데몰리션 샷'은 이번 버전에서는 볼 수 없었고, 이중 '쿨링', '불릿타임'은 새로 추가된 액션입니다.

 

켈베로스 공격은 꾹 누르고 있으면 알아서 연속으로 발사하고, 데스코핀 휘두르기로는 근접 공격 및 적의 미사일 공격을 튕겨낼 수 있었습니다. 원작과 다르게 켈베로스는 무한탄창이긴 하지만 과열 기믹이 추가됐습니다. 쉬지 않고 계속 쏘면 '오버히트'돼서 일정 시간 공격이 불가능해지죠.

 

'쿨링'은 이 '총기과열'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여유가 있을 때마다 쿨링을 통해 총기를 식혀줘야 때려줄 타이밍에 제대로 때려줄 수 있었습니다.

 

'불릿타임'을 사용하면 그레이브 외에 모든 것들이 느리게 보입니다. 그레이브가 발사한 총알도 느려져서, 불릿타임 중에 발사한 총알은 잠시 멈췄다가, 불릿타임이 끝날 때 동시에 날아갑니다. 잘 맞추면 한 번에 폭딜이 가능하죠. 쿨링과 함께 계속 신경 써줘야 빠른 클리어가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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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타임 중에는 잔상이 보입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심하진 않습니다.>

 


게임 진행은 좁은 골목길에서 시작해 넓은 대로변에서 끝났습니다. 처음에는 전방에 등장하는 적들을 보이는 대로 쏘면 돼서 여유로웠지만, 넓은 대로변에서는 말 그대로 사방에서 적들이 등장해 정신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기관총을 난사하는 적, 미사일을 발사하는 포탑 등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적들이 주로 등장했고, 중반 이후부터 가까이 다가와서 그레이브를 넘어뜨리는 적들이 섞여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원작에서처럼 제자리에서 몰려오는 적들을 상대해도 되긴 했지만, 체력 회복 수단이 없어서 이동하며 싸우는 게 좋았습니다.

 

적들을 물리치다 보니 보스가 등장했습니다. 거대한 방패와 가슴에서 발사되는 레이저가 주요 공격 수단이었죠. 공격들은 하나하나 강력했지만, 패턴이 단순한지라 적을 두고 빙글빙글 돌면서 깎아내면 손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시점 조정이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꽤 어려울 수 있는 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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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하면 멋진 일러스트를 볼 수 있었습니다.>

 

 

TPS 모드는 시점 조정에만 익숙해진다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물건을 부수는 것도 통쾌하고, 적들을 쏘는 맛도 좋았습니다. 할 수 있는 액션이 몇 개 없어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현재 개발 중이라고 하니 나중에는 원작처럼 다양한 액션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신없이 몰려드는 적들을 상대로 벌이는 사투, FPS 모드
TPS 모드가 원작의 플레이 방식을 구현했다면, FPS 모드는 일반적인 VR 슈팅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레이 방식을 구현했습니다. 조작은 이동 관련 조작을 제외하면 TPS 모드와 같았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적들이 그레이브를 다시 관짝에 넣을 각오로 달려든다는 것이죠.

 

난이도는 TPS 모드보다 더 어려운데, 적들이 쉴새 없이 몰려와 '쿨링'을 통한 완급조절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TPS 모드에서는 이동이나 회피로 적들의 공격을 피하며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FPS 모드에서는 다가오는 적들을 막아내지 못하면 맞는 수밖에 없었거든요.

 

켈베로스 외에는 데스코핀으로 튕겨내는 것뿐인데, 연속으로 할 수 없어서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이었습니다. 또, 내가 적의 공격을 방어했는지, 아니면 실패했는지에 대한 피드백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난이도를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적들의 패턴은 거리를 두고 원거리 공격을 하는 형태와 다가와서 근접 공격을 하는 형태로 나뉩니다. 원거리 공격을 하는 적들은 처리가 어렵지 않습니다. 작은 적들은 켈베로스 몇 방이면 삭제할 수 있고, 미사일은 데스코핀으로 튕겨내면 적에게 그대로 돌려줄 수 있었거든요.

 

까다로운 건 근접 공격을 하는 적들이었습니다. 다가오기 전에 켈베로스로 지워버리던지 타이밍에 맞춰 데스코핀으로 튕겨내는 식으로 대처해야 하는데요, 한 마리씩 오는 초반에야 까다롭지 않지만, 여러 마리의 적이 몰려오는 후반에는 대처하기 어려워집니다. 켈베로스의 과열도 신경 써야 하고, 데스코핀의 타이밍도 맞춰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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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적을 없애면 거대한 전갈 형태의 보스가 등장합니다. 보스의 패턴은 크게 가까이 다가와서 근접 공격, 양옆에 근접 공격을 하는 적들을 보내면서 미사일로 견제하는 공격, 버튼 액션으로 피해야 하는 레이저 공격이 있습니다.

 

첫 번째 패턴은 가까이 붙기 전에 최대한 딜을 집중하면 폭발이 일어나며 캔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직전에 다른 패턴에 대응하느라 과열 게이지에 신경 쓰지 못했다면, 여기서 패턴을 캔슬시키지 못하고 큰 대미지를 입게 됩니다.

 

두 번째 패턴은 양옆으로 달려오는 적들을 켈베로스로 견제해 막아내면서, 보스가 날리는 미사일을 데스코핀으로 튕겨내 대미지를 줘야 합니다. 켈베로스의 대미지가 평균 300이지만, 데스코핀으로 튕겨낸 미사일은 약 3천의 대미지를 줌으로, 켈베로스 공격은 양옆으로 달려오는 적들에게 집중하고, 보스의 미사일을 제대로 튕겨내는 데 집중해야했습니다.

 

세 번째 패턴은 타이밍에 맞춰 A 버튼을 눌러주면 피할 수 있었습니다. 좁혀지는 동그라미가 가운데 마커에 근접했을 때, A버튼을 연타해주면 쉽게 파훼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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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을 파악해도 쉬운 건 아니었습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빡빡함을 보여줬거든요. 저는 클리어에 실패해서 이 화면을 보진 못했습니다. ㅜㅜ>

 


FPS 모드는 TPS 모드보다 더 정신없는 적들의 공세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쫄깃한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TPS 모드에서 그랬듯 그레이브가 가능한 액션의 수가 적어서 답답한 면도 있었습니다만, 이 역시 앞으로 개발이 진행되면서 해결될 문제겠죠.

 

 

 

오랜만에 기대되는 VR게임, '건그레이브 VR'
VR 서밋에서 즐길 수 있었던 '건그레이브 VR'은 순수하게 전투 파트만 즐길 수 있는 버전이었습니다. 게다가 켈베로스로 쏘고, 데스코핀을 휘두르는 정도의 기본적인 액션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했죠. 할 수 있는 액션이 적어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런데도 재미있었습니다. 완성된 모습이 기대될 정도로 말이죠.

 

'건그레이브 VR'을 또 언제 플레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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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올해 안에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건그레이브' 1편의 작중에서 그레이브가 부활한 게 죽은 지 13년 만이었는데, 올해 게임이 나오면 시리즈가 끊긴 지 13년 만이라 왠지 통하는 느낌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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