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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이블팩토리>, <애프터 디 앤드>에 이어 <로드러너원>을 출시했다. <로드러너원>은 높낮이가 다른 길을 오가며 맵 내에 있는 골드를 모으는 플랫폼 어드벤처게임으로, 1983년 출시된 고전게임 <로드러너>를 리메이크한 모바일게임이다. 여타 플랫폼 게임과 달리 <로드러너>에는 점프 기능이 없는데, 그 대신 바닥을 이루는 재료인 벽돌을 녹일 수 있다. <로드러너원>도 이와 같은 원작의 특징을 고스란히 계승해 퍼즐을 푸는 듯한 재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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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넥슨의 개발 스튜디오 데브캣에서 개발한 타이틀로, 김동건 본부장이 직접 관여했다. 실제로 김동건 본부장은 원작 <로드러너>를 즐기며 게임 개발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알려져 있다. 익히 알려진 고전게임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전작 <링토스 세계여행>과 큰 차이가 없는 프로젝트로 보이지만, 목적성은 사뭇 다르다.  

 

<링토스 세계여행>은 모바일게임 개발 경험이 없었던 데브캣의 실험작이었다면 <로드러너원>은 넥슨이라는 조직에서 출시하는 모바일게임의 다양성을 보여주고자 기획된 타이틀에 가깝다. 그간 넥슨이 선보였던 모바일게임은 대부분 수익성이 강한 부분유료화 타이틀이었고, 다른 유저와의 경쟁을 통해 핵심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로드러너원>은 별도 결제 없이도 모든 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퍼즐을 풀며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로드러너원>은 앞서 출시된 <이블팩토리>와 <애프터 디 앤드>와 궤를 함께하는 ‘연작’이나 다름없다. 과연 <로드러너원>은 그 자리에 걸맞은 수작일까.

 


원작 매력 그대로, 독특한 퍼즐 플랫폼 게임의 재미

 

원작 <로드러너>의 재미는 독특한 시스템에서 온다. 보통 높낮이가 다른 길을 배치해 변주를 준 플랫폼 게임으로는 <너구리>와 <슈퍼 마리오>, <스노우 브라더스> 등이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점프가 핵심 기능으로 작용한다. 맵 내에 등장하는 대부분 적을 점프로 해치울 수 있으며, 장애물도 점프로 피하곤 한다. 하지만 <로드러너> 주인공은 점프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바닥의 벽돌을 녹여 적을 빠트리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길이 끊긴 곳은 벽돌을 녹여 지나가야 한다. 

 

언뜻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이 차이가 <로드러너>만의 개성으로 작용한다. 점프가 없기 때문에 맵의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동해야 하는 데다, 벽돌을 잘못 녹이면 되려 본인이 빠져 사망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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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이 어려울세라 중간중간 안내 문구도 나온다

 

데브캣의 <로드러너원>도 원작의 전략적인 재미를 살리는 데 집중한 타이틀이다. 원작과 다른 기능을 추가한다거나 하는 모험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점프 위주의 모바일 플랫폼 게임에 익숙해진 플레이어를 위해 벽돌 제거 순서를 따로 표시해 놓기도 하며, 조작에 천천히 적응할 수 있도록 게임 초반에 튜토리얼 스테이지를 상당수 배치해 놓았다. 이런 면에서는 원작에 비해 한층 더 친절해졌다고도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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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가 나오면 클래식 스테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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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만 리뉴얼된, 정말 클래식 스테이지

 

그리고 직접 제작한 300개가량의 오리지널 스테이지 외에, 원작의 맵 구조를 그대로 옮겨온 ‘클래식 스테이지’도 개별 모드로 제공한다. 클래식 스테이지에서는 실제 원작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고저 차이를 두고 설치된 사다리 위주의 맵 등 독특한 스테이지도 그대로 구현됐다. 

 

절대적인 스테이지 양은 오리지널 모드보다 적지만, 거기에 경비 로봇 이동 속도가 원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빨라져 쫓고 쫓기는 재미가 배가된다. 이처럼 클래식 스테이지 모드는 단순히 즐길 거리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 원작 플레이어를 포섭하는 장치로도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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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스테이지를 즐긴 후에는 평가도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은 듯하다. 스테이지 클리어 수준에 따라 능력치가 다른 캐릭터를 해금하는 기능을 추가하는가 하면, <로드러너원>을 즐기는 유저들이 직접 디자인한 맵을 즐길 수 있는 모드도 지원한다. 

 

맵이 곧 콘텐츠인 플랫폼 게임의 특성을 십분 살린 시스템으로, 향후 준비된 스테이지를 모두 플레이하더라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끔 디자인한 셈이다. 이렇듯 <로드러너원>은 데브캣의 손에서 원작의 매력과 최신 트렌드를 모두 품은 타이틀로 태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꼭 모바일이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여러 가지 요소를 뜯어봤을 때 <로드러너원>은 수작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중성을 위해 선택한 플랫폼, 모바일이 되레 발목을 잡았다. 스테이지를 거듭할수록 플레이어를 시시각각 압박해오는 경비 로봇을 피하려면 세밀한 방향 조절이 필요한데, 모바일게임에서 널리 사용되는 가상 패드는 이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저의 손 움직임에 따라 가상패드를 움직이게 하거나 벽돌을 녹이는 빔 방향에 따라 버튼을 따로 배치하는 등 보완 요소를 더한 점은 인상적이지만, 급한 상황에서는 제대로 작용하지 않기가 일쑤다. 가상 패드가 모바일게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조작이긴 하나 <로드러너원>에 딱 맞아떨어지는 방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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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해 보이지만, 가끔 세밀한 조작이 필요할 때도 있다

 

원작이 키보드 조작을 사용했던 점을 감안해, 앱플레이어를 지원하고 별다른 환경설정 없이도 키보드 조작이 가능하게끔 했지만 큰 의미는 없다.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자동 사냥 RPG를 PC에서 구동하기 위해 전용 플레이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고, 모바일게임을 PC로 플레이하고자 앱플레이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마트폰 전용 게임패드를 지닌 사람도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원작의 재미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로드러너원>은 가상 패드보다 키보드 조작이 잘 어울리는 스타일의 게임이다. 이렇듯 부드럽지 않은 조작 경험이 잘 만든 게임의 매력을 가리는 게 아닐까. 앞서 언급했듯 <로드러너원>이 넥슨의 이름을 건 ‘실험작’이었다면 출시 플랫폼 중 PC를 고려해 보는 것도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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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맨드 이 2017-06-03 20:11
굿 기사 굿굿 2017-05-27 08:02
굿굿 2017-05-26 18:41
제가 본 게임기사중에서 제일 잘쓴 것 ... 2017-05-26 17:55
도박을 좋아하는 한국인 특성을 잘 반... 2017-05-26 13:09
잘읽었습니다 이런게 게임기사지! 2017-05-26 13:03
잘 읽었습니다! 2017-05-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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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일없었어오 2017-05-2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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