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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리콘 시리즈’가 표방하는 ‘4인 협동 기반의 밀리터리 리얼리즘 전략 슈터’라는 장르는 군침이 도는 단어들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요즘 유행하는 마약 카르텔과 오픈월드를 ‘고스트 리콘 시리즈’에 섞어보면 어떨까? 아마도 이런 발상에서 만들어진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는, 흥미로운 콘셉트들과 이야깃거리로 가득한 게임이자, 동시에 어설픔과 유비소프트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톰 클랜시의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 런치 트레일러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에서, 플레이어는 미국의 특수부대 고스트 팀이 되어 볼리비아를 장악한 ‘산타 블랑카’ 카르텔에 대항하여, 볼리비아의 광활한 땅을 들쑤시고 다니게 된다. 산타 블랑카 카르텔의 보스, ‘엘 수에뇨’를 제거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각 지역의 간부들을 제거하고, 그들의 조직 체계를 위협하여 최종적으론 산타 블랑카 카르텔을 와해하고 붕괴시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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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가 특수부대와 마약 카르텔 그리고 볼리비아라는 매력적인 키워드를 가진 것과 별개로. (클로즈 베타에서부터 예견되었듯) 이야기 구성은 너무나 지루하며, 색다를 게 없으며, 오픈월드 구성에서 가질 수 있는 이야기의 장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산타 블랑카를 와해하는 과정에서 따라오는 게임적인 변화는 느껴지는지가 의아한 수준이다.

 

‘와일드랜드’는 1980년대 미국의 개입주의가 낳은 병폐를 소개하면서, 동시에 그 당시 미국의 개입주의와 똑같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모순을 보여준다. 미국이 닉슨 정권 때부터 펼쳐오던 ‘마약과의 전쟁’이나, 남미에 뿌리박힌 악습과 굴레에 대한 ‘와일드랜드’만의 견해가 있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와일드랜드’의 엔딩을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지, 허무하다고 불러야 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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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랜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게임 내의 문서들과 각 지역 간부에 대한 브리핑이다. 새로운 지역을 탐험할 때마다 제공되는 브리핑 영상은 매우 재미있는데. 마약 사업에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마약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나 정보들을 매우 흥미롭게 전달해준다. 마약 카르텔에 대해서 더 이해해보고 싶다면 ‘와일드랜드’를 해보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와일드랜드’가 제공하는 브리핑 영상들의 퀄리티가 한 편의 영화 수준인 것과 반대로. 게임 내에 이러한 브리핑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는 점은 이 게임의 제일 큰 넌센스다. ‘와일드랜드’의 컷 씬들은 반강제라도 보고 싶을 정도인데. 어째서 게임 플레이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떨어지게 내버려 두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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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동료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보다는, 혼자서 플레이하는 쪽이 편하다. 

 

싱글 플레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혼자만의 여유나, 자유성과는 무관하게. ‘와일드랜드’는 모든 면에서 친구와 함께하는 것이 최고이며, 마이크를 활용해서 게임을 플레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와일드랜드’가 게임의 결함들과 반복적인 플레이 구성을 협동 플레이를 통해 메꾸려 하는 점이 괘씸하긴 하지만, 협동 플레이에서 느껴지는 재미가 생각보다 뛰어나며 긴장감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인정해 줘야 한다.

‘와일드랜드’를 혼자서 플레이하는 것은, 볼리비아에 트로피 헌팅을 하러 간 미국인 3명을 데리고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플레이어는 멍청한 미국인 관광객 3명을 일일이 안내해줘야 하며, 때로는 쏴야 될 목표물을 지정해서 트로피 헌팅도 시켜준다. 유커들의 관광 마냥, 차에서 우르르 내린 뒤에, 목표를 완수하고 다시 몰려다니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AI 동료를 굳이 게임에 넣었어야 했나 싶은 생각도 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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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하는 쪽이 모든 면에서 낫다.

 

‘레스토랑스’가 된 기분이 들긴 하겠지만, 친구들을 포섭해서 ‘와일드랜드’를 같이 해보자. 답답하고 스트레스로만 가득하던 ‘와일드랜드’의 싱글 플레이는 사라지고, 긴장감과 전략으로 가득한 ‘진짜’ 게임 플레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하며 자주 겪게 되는 버그와 글리치들도, 친구와 같이 즐긴다면 웃음거리로 바뀔 것이고. 따분한 장거리 이동도 친구와 농담을 주고받거나, 중간에 잠시 차를 세워 습득물이나 보조 임무를 할 수도 있다. ‘동시 사격(Sync Shot)’말곤 유용함을 찾아볼 수 없던 AI 동료에 비해, 멀티플레이가 제공하는 전략성은 훨씬 다채롭다.

 

특히 야간 침투와 저격 지원은 ‘와일드랜드’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경험 중 하나이다. 거짓말을 보태지 않고, 나이트비전 고글과 소음기를 활용해 적 기지를 습격하는 재미는 ‘모던 워페어’의 싱글 캠페인과 비슷한 느낌을 줄 것이다. (어디까지나 당신의 친구가 조용하고 귀신같은 플레이를 좋아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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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리콘 시리즈’의 정수가 스텔스와 정찰이라고는 하지만, 가끔 ‘와일드랜드’는 그 정도가 지나칠 때도 있다. ‘와일드랜드’에서 정의하는 ‘발각되지 않고’의 기준은 너무나 애매모호하면서 까다롭다. 정말 허무한 이유로 잠입은 실패될 것이고, 플레이어들이 그러한 ‘실수’를 최소화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유비소프트의 ‘스플린터 셀 시리즈’나, 오픈월드 잠입을 택한 ‘메탈 기어 솔리드 V’를 보자. 잠입을 위해서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과 아이템들이 존재하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거나 전략적인 선택들이 가능하다. 하지만 ‘와일드랜드’는 당신이 길리슈트를 입었던, 볼리비아인처럼 복장을 입었던, 걸프전에서 산지 직송된 듯한 복장을 입었던, 잠입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카르텔의 차량을 타고 있으면 카르텔에게 발각되지 않는 점과 같이. 게임에서 알려주지 않지만, 게임 플레이와 전략성에 영향을 끼치는 몇몇 시스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플레이어를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당연하다 싶은 것들은 불가능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요긴하게 사용된다는 점은 ‘와일드랜드’에서 느꼈던 또 다른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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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월드를 따져 봤을 때. ‘와일드랜드’가 보여주는 볼리비아의 자연환경은 꽤 볼만한 편이고, 각자의 지역들에서 개성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각지고 억지스러운 지형들의 생김새들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고, ‘파 크라이 4’에서 느꼈던 자연스러운 산악지대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와일드랜드’는 볼리비아라는 장소적 현지감이 너무나 결여되어 있다. ‘와일드랜드’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영어를 구사하고 있고, 심지어 영어 악센트마저 ‘파 크라이 4’와 가깝다. 물론 스페인어라곤 ‘patrón’이나’ ‘cocaína’ 그리고 ‘puta’ 정도 밖에 못 알아듣기는 하지만. 내가 볼리비아에서 작전을 하는 것인지, 히말라야에서 작전을 하는 것인지 정도는 분간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되지 않는가? 

 

없다시피 한 랜덤 인카운터들과 생각보다 단순한 미션의 플레이 방식들이 오픈 월드의 매력을 떨어트리긴 하지만, 유비소프트가 쌓아온 다년간의 오픈 월드 콘텐츠들은 ‘와일드랜드’의 확실한 강점이긴 하다. 엔딩을 보는 데는 20여 시간밖에 걸리지 않겠지만, 친구들과 즐길 거리들이 남았다는 것만으로 ‘와일드랜드’를 하드 드라이브에서 쉽게 지우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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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리콘: 퓨쳐 솔저’ 때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던 무기 개조가 축소화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퓨쳐 솔저’의 발매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은, 다른 게임들의 총기 개조도 좀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와일드랜드’의 총기 개조로는 ‘퓨쳐 솔저’ 때의 만족감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래도 외형 커스터마이징은 가짓수나 다양성이 적기는 하더라도. 밀리터리 잡지에서나 볼 법한 옷들을 입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길리 슈트를 입는다고 은신이 더 잘 되거나, 방탄복을 입는다고 방어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협동 플레이를 하는 게임인 만큼, 나만의 아바타를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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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베타와 정식 버전의 벤치마크 비교

 

성능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클로즈 베타에 비해 극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이게 지난달에 클로즈 베타가 이뤄졌던 그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체감이 되는데. 프레임은 훨씬 안정적이 되었고, 보기만 해도 멀미를 유발하던 그래픽은 부드럽게 바뀌었으며, (여전히 불안하긴 하지만) 높은 옵션에서의 그래픽은 꽤 그럭저럭한 수준으로 바뀌었다. 클로즈베타 리뷰 당시, 절대로 개선되지 않을 거라고 장담했던 것이 무안해질 정도다. (총구 화염은 여전히 실망스럽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다만 ‘Grand Theft Auto V’나 ‘와치 독스2’ 심지어 ‘더 위쳐 3’나 ‘메탈 기어 솔리드 V’ 같은 게임들에 비하면, 시각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은 절대 아니며.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와일드랜드’만의 독창적인 부분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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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는 유비소프트의 다른 게임들에서 이것저것 뜯어와 컨베이어 벨트 방식으로 만든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기본적인 시스템부터 시작해서 그래픽과 오디오, 플레이 경험과 차량의 작동법을 비롯해, ‘와일드랜드’만의 무언가가 있다고는 말하기가 어렵다. 유비소프트의 다른 게임에서 들고 온 요소들을 개별로 따져본다면 그럭저럭 괜찮기는 하지만. 그것들을 합쳐 놓은 결과물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가 60$ 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게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와일드랜드’를 즐기는 친구가 있거나, 같이 제대로 즐겨볼 게임이 필요하다면 ‘와일드랜드’는 킬링타임으로 최고의 게임이 될지도 모른다.

 

 

글/ 믐늠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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